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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경호처 군골프장 할당티 요구...국방부 “공식검토 안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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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2. 06. 14. 06:00

군 안팎서 "국방부 청사 이어 군 골프장까지 빼앗나" 볼멘소리
대통령 경호처가 국방부에 주말과 휴일 군 체력단련장(골프장) 경기 할당을 요구했지만 국방부가 실무자 차원에서 불가능 하다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경호처는 최근 국방부에 경호처 직원들의 군 골프장 이용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국방부에 경호처가 직원들의 주말·휴일 군 골프장 경기 배정을 요청했다”며 “이에 국방부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태릉·남수원·처인·동여주 등 국방부가 관리하는 4개 골프장의 주말·휴일 부대할당티를 배정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이는 합참 작전본부장(중장) 출신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육사 2년 선배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경호처장이 경호처 직원 복지향상을 위해 국방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골프장은 수도권 10여 곳을 포함해 전국 30여 곳에 이른다. 현재 이들 골프장의 주말과 휴일 경기는 국방부와 합참, 각 군 현역 장병 등에게 배정되고 있다. 이번 국방부와 각 군 검토 결과에 따라 현역 장병 등의 군 골프장 이용 기회는 줄어들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군 안팎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주도한 김 처장이 국방부 청사와 군 관사에 이어 군 골프장까지 앗아 가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군 골프장 건립 목적상 경기 할당대상을 경호처 직원들에게까지 확대하는 데 대한 적절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군 골프장은 비상 대기하는 현역 장병들의 대기여건 보장과 체력단련, 작전 예비부지 활용 등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경호처 직원들에게 이용 권한이 보장될 경우 현역 장병들의 이용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특히 경호처 직원들에게 국방부 인근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군 골프장 경기배정을 할 경우 다른 대통령실 직원들과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와함께 국방부가 지난 4월 성우회의 요청에 따라 예비역 정회원의 군 골프장 이용권한 확대와 민간인 비회원 이용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군 골프장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된 데 더해 이번에 경호처 직원들에게까지 이용 권한이 확대되면 군 골프장 운영 수익의 군 복지자금 활용은 커녕 군 골프장 운영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군 골프장 경기배정과 관련해 국방부에서 검토하거나 각 군에 검토를 지시한 바 없다”면서도 “요청이라고 하는 것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서 있을 때도 있지만 여러 부처 및 기관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요구들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호처의 관련 요청이 있었음을 간접 시인한 것이다.

문 대변인 직무대리는 “또 그 요구들 중에 어떤 것 들은 실무적인 수준에서 있을 수도 있고, 그 실무적인 수준에서 답변이 이뤄지면 거기서 중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경호처에 파견된 현역 간부로부터 국방부 실무부서에 관련 요청이 있었지만 요청을 받은 실무자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것으로 종료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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