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후일담]‘르노삼성’처럼…솔리다임, 인텔 이름 당분간 사용할까

[취재후일담]‘르노삼성’처럼…솔리다임, 인텔 이름 당분간 사용할까

기사승인 2022. 06. 20. 17: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220620165338
스토리지리뷰닷컴(storagereview.com)에 실린 솔리다임의 D7-P5520 사진.
지난해 12월 출범한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이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 진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솔리다임은 출범 4개월 만에 SK하이닉스와 기업용 SSD 합작 신제품을 공개하는가 하면, 미국 산호세 인근 랜초 크로도바에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마련했습니다. 앞서 3월에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솔리다임 의장으로 선임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솔리다임 본사로 활동 무대를 옮기도 했습니다.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솔리다임이 공개한 D7-P5520 제품에 여전히 ‘인텔’ 마크가 붙어 있는 게 눈에 띕니다. D7 시리즈는 솔리다임의 데이터센터용 SSD 제품 중 최고 사양 제품으로, 이전 제품인 P5510은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는 솔리다임 제품이 인텔 이름을 달고 출시된 이유로 아직 SK하이닉스와 인텔 간의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대금 9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 중 70억 달러(약 9조원)를 인텔 측에 지급하고 1차 클로징을 완료했습니다. 남은 20억 달러는 2025년 3월 지불해 양사 간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직 거래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인텔이 개발해 출시해 왔던 D7 시리즈의 지적재산권(IP) 등이 다 넘어가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단위 거래가 이뤄지고 대규모 인력·생산 설비 등의 이동이 수반되는데, 이 같은 큰 변화에 비하면 브랜드를 어떻게 다느냐의 문제는 아주 작은 부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솔리다임이 SSD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동안 인텔이라는 큰 브랜드를 당분간 빌려 쓸 가능성을 거론합니다. ‘르노삼성’이 지난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2년간 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한국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솔리다임 역시 기업용 SSD 강자였던 인텔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노릴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인텔은 브랜드 사용료를 받거나 자사 이름을 홍보할 수 있고, 솔리다임은 신출내기 이미지가 아닌 기존 인텔의 SSD 기술력을 고스란히 가져온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솔리다임 제품 브랜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인텔 브랜드를 솔리다임 제품에 쓰는 것이 회사 안정화를 위한 전략인지,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기적 현상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올해 기업용 SSD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2위로 단박에 오른 점,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점 등을 감안하면 “D램과 낸드 양날개로 비상하겠다”고 밝힌 인텔 인수 포부는 이미 상당부분 근접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