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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속세, “황금알 거위 배 가르기”

[칼럼] 상속세, “황금알 거위 배 가르기”

기사승인 2022. 06.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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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용 한국조세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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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업가도, 기업과 무관한 일반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기업가를 보자. 기업가의 상속재산은 기업자산이다. 법인인 경우에는 주식이 될 것이고, 개인기업의 경우는 토지 및 건물 기계설비 등일 것이다. 그런데 상속이 개시되면 최고세율 60%(50%+대주주할증10%) 적용을 받게 된다.

기업이 사업을 위해 보유한 자산을 상속세를 내기 위해 처분해야 한다면 기업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필연적으로 기업의 종업원, 그 가족들의 생계까지도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세계적으로 상속세가 폐지되는 추세에 있다.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 뉴질랜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멕시코, 스웨덴, 러시아,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등은 모두 상속세를 폐지하였고, 중국은 상속세를 과세한 적이 없다.

개인의 경우를 보자. 자산의 보유형태는 주로 부동산이고 그것도 주택이다. 하나의 주택에 부, 모, 자2인, 이렇게 4인 가족으로 생활하던 중, 부의 상속이 개시되면 수도권의 경우 상속세공제 10억원(배우자 5억원+일괄공제 5억원)을 공제받고도 상속세부담을 하게 된다. 피상속인이 될 부는 편히 눈을 감기 어렵게 된다. 그 후 모의 상속이 개시되면 일괄공제 5억원만이 공제되는데 이때는 대부분 집을 처분하지 않고는 상속세를 부담하기 어렵게 된다. 오랫동안 가족들이 함께 살아왔던 스위트홈에 잔존가족들이 머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상속세 세율에 관한 연혁을 살펴보자.

23년 전인 1999년에만 하더라도 상속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은 50억원이었다. 따라서 주택만을 상속받는 경우,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2022년 현시점에서 최고세율적용은 30억원이 되었고, 20여 년 전과 달리, 거주하던 하나의 주택을 상속받는 경우에도 상속세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1999년 최고세율 적용이 50억원이었다면, 2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30억원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최소한 주택을 상속받는 경우, 상속으로 인하여 가족들이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공동체사회 모두의 통렬한 고민이 필요하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그동안 수차례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한시적으로 위임해 왔었는데 그 권력위임이 잘못된 것일까? 권력위임을 잘못하여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일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세계적으로 상속세 폐지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백신으로 유명해진 영국의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를 보자.

1984년 스웨덴의 제약회사 ‘아스트라’ 창업주의 상속이 개시되었다. 상속세 재원마련을 위해 주식을 내놓았으나 주식의 공급과잉으로 그 가격이 폭락하여 상속세를 마련할 수 없었다. 결국 영국의 회사 ‘제네카’에 인수되어 오늘날의 ‘아스트라제네카’가 된 것이다. 스웨덴의회는 그 후 2005년 만장일치로 상속세를 폐지하였다. ‘아스트라’ 외에도 얼마만큼의 사회적 손실이 생긴 것인지는 통계적으로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의회에서 단 1표의 반대의견 없이 상속세를 폐지한 사실로 우리가 깨달아야 할 부분은 없을까? 이를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미래를 맞게 될 것이다.

1인 주권자인 군주가 사라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아래에서 민간의 부가 국부의 원천인데, 민간의 부를 창출하는 기업을 ‘상속세’로 퇴출시킨다면, 나라자체의 존립이 어렵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상속세에 관한 세계적 변화추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개인도 상속세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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