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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삼성 직급통합 6개월째, 사라지는 ‘어부’ ‘찐부’

[취재후일담] 삼성 직급통합 6개월째, 사라지는 ‘어부’ ‘찐부’

기사승인 2022. 06. 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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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조직문화 안착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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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삼성그룹이 지난 연말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으로 통합한지 6개월 여가 흘렀습니다. 직급 통합 영향으로 삼성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부사장단’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소속 부사장만 지난달 16일 기준 337명에 이릅니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들 중에는 원래 부사장이었던 이들과 전무였다가 통합된 이들이 섞여있는데요. 부사장들끼리 ‘찐부’와 ‘어부’라고 서로 부르는 머쓱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부는 ‘어쩌다 부사장’, 찐부는 ‘진짜 부사장’의 줄임말 입니다. 갑자기 부사장이 된 전무들이 “제가 물고기는 못 잡는데 어부가 되지 않았겠습니까?”라며 장난을 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삼성은 직급·연차를 없애고 최대한 많은 사장 후보군을 두기 위해 직급을 통합했다고 밝혔지만 수십년 쌓인 선후배 문화가 갑자기 사라질 리 없으니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장면일 겁니다. 물론 요즘은 어부, 찐부라고 서로 소개하는 장면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통합 6개월차에 접어들며 ‘다 같이 부사장’ 분위기가 안착됐다고 하네요.

임원 직급통합 외에도 삼성은 ‘님’으로 호칭 변경, 2~3년차 직원도 팀장이 될 수 있도록 직급제한 폐지 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원급 직원이 팀장이 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지만요. 제조업의 딱딱한 조직문화를 가진 삼성이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지 않을까요.

수평적 조직문화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의 인구감소가 이미 시작됐으니 앞으론 더 많은 외국인 직원들을 채용해야 합니다. 한국식 위계서열이 공고한 조직문화에 외국인 직원들이 적응하길 바라는 것보단,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루는 것이 현명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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