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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관행 깨고 오너딸들 3·4세 전면에…현대차 정의선 20대 딸도 경영 수업중

[마켓파워] 관행 깨고 오너딸들 3·4세 전면에…현대차 정의선 20대 딸도 경영 수업중

기사승인 2022. 06.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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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신영자 일선후퇴…이미경 엔터테인먼트 전문성 갖춰
70년대생 대표주자 이부진·정유경·조현민 경영자 면모 갖춰
80년대생 최윤정·이경후은 경영수업 중…26세 정의선 딸도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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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오너가(家) 딸들의 입김이 점점 세지고 있다. 그동안 장자 승계 원칙에 경영 일선에 나서지 못했던 오너일가의 딸들이 이제 승계구도에 당당히 이름이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여성 경영자 1세대라 할 수 있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자신들 분야의 최고가 되면서 길을 터준 영향이 크다. 오너일가의 딸은 아니지만 며느리로 여성경영자에 이름을 올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한몫을 하고 있다.

3·4세로 내려갈수록 여성들의 경영참여는 더 활발하다. 40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1996년생도 등장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진희 현대차 해외법인 상품담당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근 결혼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1980년대생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력기획실 책임매니저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정지이 현대무벡스 아시아지역 총괄 전무는 후계자로 거론될 정도로 그룹내 입지가 커졌다. 1970년대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조현민 한진 사장은 이미 경영자로서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들의 오너일가의 딸들의 경영참여 여부를 살펴보니 16명 중 1970년생들이 6명으로 3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1980년대생이 4명, 1990년대생이 1명으로 절반 이상이 30·40대 여성 리더다.

오너일가 여성리더의 주축인 70년대생의 대표적인 인물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리틀 이건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닮았다. 냉철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2011년 호텔신라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2012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오너일가로 드물게 정기 주주총회에서 직접 의사봉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 0.93%, 삼성생명 6.92%, 삼성물산 6.19%를 보유하며 부친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내에서의 역할론이 확대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모친인 이명희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물려받아 신세계백화점을 독립적으로 잘 이끌고 있다. 특히 서울예술고를 거쳐 이화여대 시각디자인학과를 다니다 미국 유학을 떠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을 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을 살려 백화점 매장 공식을 깨는 파격적인 경영실험도 펼쳤다. 그 결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19에도 3년 연속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오빠 정용진 부회장과 이마트 지분 맞교환으로 신세계 지분 18.56%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일찌감치 지분정리를 끝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 조현민 ㈜한진 사장은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까지 삼남매 중 막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10년 넘게 광고 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며 탁월한 마케팅 실력자로 인정받았다. 2020년 한진에 합류한 후 보수적인 물류사업을 젊고 트렌드한 사업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조현민 사장의 추진력에 힘입어 한진은 물류인프라에 3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조원태 회장(5.78%)에 이은 한진칼 2대 주주(5.73%)로, 그의 지분 가치는 2400억원이다.

그룹의 수장은 아니지만 주요 임원자리를 꿰차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딸들도 많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동생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후계자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CJ가 장자 승계 원칙을 지닌 보수적인 가풍이지만 동생보다 빠르게 임원을 달았고, 이재현 회장이 2020년 보유한 CJ 신형우선주를 50%씩 증여하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미국에서 공부하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익혔다. CJ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 재직 시절 비비고 만두로 미국 내 만두 시장 1위를 달성했고, 한류 컨벤션·콘서트 ‘케이콘(KCON)’을 역대 최대 규모로 성사시키는 등 사업 역량도 검증받았다.

금호석유화학에는 박찬구 회장의 장녀 박주형 전무가 근무하고 있다. 박 전무는 금호그룹의 금녀의 벽을 깬 인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 전무는 1980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을 거친 후 금호석화에 합류했고 현재 구매재무담당임원이다. 금호석화 지분 0.98%도 보유 중이다. 금호석화그룹은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박 부사장을 도와 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아시아지역 총괄 전무는 현대그룹에서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정 전무는 1977년생으로 2004년 현대상선에 입사하면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 현대유엔아이(이후 현대글로벌→현대네트워크) 실장(상무)으로 임원을 달아 지금까지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현 회장의 세 자녀 중 회사에 몸담은 기간도 가장 길고, 지분도 현대네트웍스 7.89%, 현대무벡스 4.15%, 현대엘리베이터 0.3%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 전무가 근무하는 현대무벡스는 물류 자동화, IT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어 그룹 미래 먹거리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직상태이긴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 책임매니저도 주목받는 오너딸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최 책임매니저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는 SK바이오팜으로 복귀, 현장 경험을 쌓게 될 전망이다. 1989년생으로 나이가 어린 만큼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없다.

정의선 회장의 장녀 정진희 현대차 해외법인 상품담당은 오너일가 딸 중 1996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 지난 27일 정동제일교회서 웨딩마치를 올리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신랑인 김지호씨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인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손자다. 회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향후 경영활동 전반에 나설 지 관심사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전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 롯데뉴욕팰리스 전무는 뉴욕에서 호텔 해외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한다. 1971년생인 장 전무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등에서 근무하며 명품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모친 신영자 전 이사장과 함께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강한 업무 추진력으로 롯데호텔 해외사업 개발 담당을 맡게 될 전망이다.

그룹 내의 재단과 미술관 등을 맡고 있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대부분 경영일선에 물러난 후 만만치 않은 보유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겸 우란문화재단 이사장은 경영 일선에 나서진 않고 있다. 대신 그룹 사회공헌재단을 운영한다. 우란문화재단은 모친 우란(友蘭) 박계희 전 워커힐 미술관장을 추모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그룹 대표 사회공헌재단이다. 경영에 참여하진 않지만, 그는 최태원 회장(17.5%)에 이은 SK㈜ 2대 주주(6.5%)다.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1.08%)보다 많다. 최기원 이사장의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1조500억원에 이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정의선 회장의 큰 누나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과 결혼해 20년간 전업주부를 하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이사를 맡아 운영하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선 바 있다. 이노션은 현대그룹 광고기획을 위해 설립된 금강기획이 시초로, 정성이 고문이 현재 17.7%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이노션의 고객사라 할 수 있는 현대차기아의 신차 발표회나 해외 모터쇼 등에서 자주 얼굴을 비쳤고 직접 면접관으로 나설 만큼 인재를 챙기는 데에도 열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재단과 리움미술관을 함께 이끌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13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뒤 제일기획, 삼성물산 사장 등을 지낸 후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물산 6.24%를 비롯해 삼성전자(0.93%), 삼성생명(1.73%), 삼성SDS(1.95%) 등 삼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4월 1일부로 재단 대표로 취임했다. 보수적인 LG가에서 여성이 대표 직책을 맡긴 것은 이례적이지만, 공익단체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구 대표가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 대표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굿네이버스, 다문화교육지원단체 글로브, 한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다양한 공익단체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한편 이명희 회장과 신영자 전 이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경영활동에 동참하며 젊은 세대와 당당히 겨루고 있다. 현 회장은 1955년생으로 만 67세임에도 그룹을 총괄하며 현대그룹의 재건을 이끌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경영능력을 발휘해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는 물론 아카데미까지 장악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2020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가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버드 대학시절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열악한 인식을 접한 후 ‘훌륭한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다짐이 결국 성공했다. CJ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CJ그룹의 문화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동생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전격 지원사격을 해주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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