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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이 ‘TSMC’를 넘는 방법… 3나노 반도체 ‘수율’ 잡을까

이재용의 삼성이 ‘TSMC’를 넘는 방법… 3나노 반도체 ‘수율’ 잡을까

기사승인 2022. 06. 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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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하며
'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발판 마련
"256 D램 개발과도 같은 치적" 평가도
GAA 신기술 적용 워낙 어려워
불량 최소화 '수율' 최대 과제로
12_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수, 매출전망
“1994년도에 삼성이 256 D램 만들었을 때 기억 나세요? 3나노 반도체는 거기에 비견될 만한 일이라 보면 됩니다. 노트북에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 붙어 있는 거 보셨죠? 앞으로 ‘GAA(Gate-All-Around) 인사이드’로 홍보할 날이 있을 지 모릅니다.”

30일 삼성전자가 GAA 신기술을 이용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면서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를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일각에선 1994년 8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키우는 계기가 된 256 D램 개발과도 같은 치적으로 평하기도 했다. 다만 워낙 어려운 신기술인 탓에 불량률을 최소화 하는 ‘수율’ 문제는 넘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삼성의 3나노 반도체 초도양산은 최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이 위기극복 키워드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고 밝힌 지 불과 12일 만의 일이다. 나노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를 말한다. 3나노 반도체는 기존 5나노와 비교해 전력을 45% 적게 먹고 성능은 23% 우수할 뿐 아니라 면적도 16% 줄일 수 있다. 값비싼 웨이퍼 한 장에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퍼포먼스도 압도적이다.

김형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GAA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3나노를 만들었다는 건 삼성이 그동안 해 온 초격차 전략, 고수익 전략을 펼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고객사들이 채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새 기술을 선점해 높은 단가에 팔고, 후발주자가 따라 올 때쯤엔 이미 장비 감가상각도 끝나가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버려 곤혹스럽게 하는 방식이다.

김 단장은 “성능이 20~30%씩 좋아지고 전기도 적게 먹는다는데, 퀄컴이든 애플이든 엔비디아든 안 쓸 수가 있겠느냐”면서 “요즘 소비자들은 성능 좋은 폰은 가격도 안 보고 사지 않느냐, 퍼포먼스가 핵심”이라고 했다. 3나노 양산으로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4% 수준의 TSMC를 16% 수준의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자 ‘첫 단추’가 마련됐다는 게 김 단장 진단이다.

문제는 얼마나 양품을 뽑아내느냐, ‘수율’이다. 김 단장은 “사실 양산보다 더 큰 문제는 수율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라며 “70~80% 이상 뽑는다면 고수익 낼 거고 50%도 안 된다면 적자가 날 것”이라고 했다. 업체와 고객사가 대략 수율 70% 수준을 가정해 가격을 협상했는데 삼성이 80%의 수율을 뽑아내면 그만큼 돈을 버는 식이다.

일각에선 당초 양산을 공약한 ‘상반기’ 끝자락인 6월 30일에야 반도체 양산을 발표한 것에 대해 수율 확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고객들은 가장 앞선 기술력의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확보만 된다면 고객사 늘리는 데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 “초기이기 때문에 수율은 좀 떨어질 수 있지만 감수하고서라도 고객 확보를 위해선 일단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안 전무는 또 “고객과의 교류가 많아지면 잡아내는 경험치가 높아지니 수율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GAA 기술력을 이용해 TSMC 추월까지 가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김 단장은 “기본적으로 업체가 요구하는 건 ‘우수 인재’ 딱 하나”라고 했다. 국내에선 상당수 인재가 삼성으로 흘러가지만 글로벌 규모로 바라보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인재가 갖춰지면 다음은 소재 부품 장비 같은 공급망 인프라를 뒤에서 받쳐줘야 한다”면서 “반도체 강국을 키우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깊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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