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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효성 조현준, 한일 합작사업 다시 힘싣나

‘미워도 다시 한번’…효성 조현준, 한일 합작사업 다시 힘싣나

기사승인 2022. 07. 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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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제 창업주 시절부터 '인연'
신소재 등 다양한 사업 협력 기대
제29회 한일재계회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효성과 일본 간 합작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효성은 일본 기업과 합작사를 꾸준히 설립하며 직접적인 인연을 맺어왔지만, 안타깝게도 수익성은 좋지 못했다. 이번 조현준 회장의 발언으로 신규 합작사 설립 등 일본 사업에 강한 추진력이 발동될지 주목된다.

조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 재계회의’에 앞서 기자와 만나 “한일 간 경제협력은 꼭 필요하다”면서 “특히 효성과의 사업 협력은 많은 부분에서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일본에 대한 협력 기대감은 효성가의 오랜 인연에 기반한다. 조 회장은 수년간 일본에서 머물며 강력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았다. 그는 1992년부터 1993년까지 일본 미쓰비시 상사에서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고, 1996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특히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은 1987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경제인협회, 한일포럼 등 국내외 대표적인 경제교류단체를 이끌며 한일간 경제협력에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 한 바 있다. 조 명예회장도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나와 이후 1960년대 효성그룹 창립 때부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중심 경영을 펼쳐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를 개발했다.

효성과 일본간 비즈니스 연결고리는 만우 조홍제 창업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효성 전신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을 세운 조홍제 창업회장은 1973년 최신 설비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일본 아사이카세이와 동양나이론을 합작해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했다.

1973년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효성의 동양나이론 합작사 동양폴리에스터를 시작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효성-히타치), 효성에바라환경엔지니어링(효성중공업-에바라), 효성·스미덴 스틸코드(효성-스미토모) 등 합작 사업을 이끌어냈다. 다만 현재는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는 없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지분 50%를 보유한 히타치가 최근 미국 투자펀드기업에 매각되면서 사실상 미국기업과 효성(50%)이 운영 중이다. 효성에바라환경엔지니어링은 효성중공업에 흡수 통합됐다.

대신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일본을 상대로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원사, 초고압 전력기기, 용접기, 전동기, 산업용사 등을 수출하며 사업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차단기용 부품, 탄소부재료, NF3가스 부재료 일부 등은 일본에서 수입해 쓴다.

일본 현지에서도 무역법인을 운영 중이다. 1978년 효성물산(효성에 합병) 100% 출자로 설립된 ‘효성재팬’이다. 현재 모회사는 효성티앤씨로 도쿄에 본사, 오사카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주요 제품 영업 및 화학원료·기계 수출판매사업을 영위한다.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747억원, 당기순이익은 34억원이다.

효성이 오랜기간 라이벌이자 기술 교류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일본을 택한 이유는 일본이 정통적으로 화학 소재 강국이기 때문이다. 효성은 국내에선 독보적 스페셜티 화학사로, 일본 도레이를 잠재적으로 넘어야 할 경쟁자이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효성의 차기 먹거리인 ‘탄소 섬유’ 역시 일본 도레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도레이는 일본 경단련 회장단을 오래 역임했고 현재 토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스미토모화학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효성도 대(對)일본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핵심 사업 외에 신소재 등 신성장동력 사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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