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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성’ 작심 비판한 홍장표 KDI 원장, 尹 압박에 사의 수순 밟나

‘민주성’ 작심 비판한 홍장표 KDI 원장, 尹 압박에 사의 수순 밟나

기사승인 2022. 07. 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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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에 크게 실망…다른 의견에 귀 닫으면 KDI 원장 남을 이유 없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연합제공]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연합제공]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을 작심 비판하면서 사실상 사의 수순을 밟고 있다.

홍 원장은 6일 발표한 ‘총리 말씀에 대한 입장문’에서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다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을 넘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또 현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은 현재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하여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도 이것이 적절하지 않은 정책임을 경험하고, 이후 정책 기조를 동반 성장과 공생 발전으로 전면 전환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현 정부의 기조상 홍 원장은 이번 입장문 발표를 계기로 사실상 원장직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원장은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들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표현하는 등 자신의 사퇴를 전제로 한 표현을 수차례 구사했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 수석이자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최근 현 정부와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홍 원장의 거취를 두고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윤석열 정부랑 너무 안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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