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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주택정책 대전환 적기…미래지향적 새판 짜야

[장용동 칼럼] 주택정책 대전환 적기…미래지향적 새판 짜야

기사승인 2022. 08.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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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는 금리와 경기다. 시장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선진국들의 주택시장이 그동안의 장기 활황세를 접고 최근 들어 약세국면으로 급전환되면서 장기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도 바로 저금리의 환경변화와 인플레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주택 판매와 거래량을 경기의 주요 지표로 인식하고 개발도상국들이 부동산을 경기조절의 주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름이어서 느끼기 힘들지만, 국내 주택시장 찬바람이 거세다. 올 상반기 거래량이 가장 활황세를 탔던 2020년 대비 이미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여기저기서 집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수억 원씩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 현재의 금리환경과 경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시장 상황은 아직 초기 단계다. 향후 금리는 더욱 오르고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인플레와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로 치닫던 금리가 후발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바야흐로 급속하게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끝난다 해도 악순환에 접어든 글로벌 경제환경은 좋아질 게 별로 없다. 향후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이고 하우스 푸어 등 온갖 부작용을 빚으면서 부동산이 골칫덩어리로 변할 소지마저 없지 않다.

이렇게 본다면 역설적으로 주택정책을 원점에서 재수립하고 미래지향적 새판을 짤 기회다. 적어도 향후 수년 동안은 가격안정 내지는 하락기에 머물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집값 불안은 주택정책을 가격안정에 묶어놓는 역할을 한다. 임기응변적이고 근시안적 정책을 유발하고 각종 규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급등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공히 규제만능주의 시대였음이 이를 입증해 준다.

더구나 지난 5년간의 집값 장기 상승 레이스와 정책 실패를 감안하면 윤 정부는 주택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구상할 수 있는 적기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안정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제를 풀어 정상화하고 하락에서 오는 부작용을 사전에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주택보다 주거를 생각하고 주거복지를 보편화할 수 있는 성숙한 주택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우선 8월 중순 발표 예정인 250만 가구 + α의 공급계획을 더 세밀하게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역세권 고밀도 개발이나 재개발 재건축, 그리고 3기 신도시의 미래 지향적 개발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도시경쟁력 제고와 쾌적성이 담보된 고품질의 주택이 공급 될 수 있도록 새판을 짜아한다. 짓기만 하던 대량 공급체계에서 벗어나 정말 각각의 처지에 걸맞은 주거 서비스가 제대로 확보된 주택단지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의 질 확보와 함께 시스템화하는 게 중요하다. 주거복지 차원의 소프트웨어로 무장된 미래형 주거단지가 되어야 한다.

집값이 하락 내지는 안정되면 임대 선호 바람이 부는 게 주택시장의 기본 생리다. 값싼 임대료로 장기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의 임대주택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침으로써 주거생활을 거주 중심으로 유도해 갈 수 있는 찬스를 살리는 게 절대 중요하다.

아울러 자산시장 대응자들은 항상 우상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동안의 수익을 예로 들면서 반발 역시 거셀 것이다. 물론 자산은 수익을 전제로 한 투자이며 부동산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집을 사서 과다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 이념을 떠나 좁은 땅덩어리에서 후손들이 양극화나 빈부 갈등을 줄이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부동산에 대해서는 과다수익이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게 옳다. 부동산 세제나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정상화 방안이 이러한 입장을 제대로 반영, 재수립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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