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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방부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군용기와 군함들이 대만해협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일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인 중간선(ADIZ)를 의도적으로 넘었다"고 중국을 비난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중국 군이 현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대만 수역과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보 방송을 한 후 전투기를 비롯, 함정, 지상 미사일을 동원했다"고 부언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대만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Su-30 전투기 24대를 비롯해 J-16 전투기 10대, j-11 전투기 6대, j-10 전투기 7대, 무선전자정찰기 Y-8 2대 등을 동원해 이른바 중간선을 진짜 넘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대만의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동부전구가 "대만 북부와 서남부, 동부 공중 및 해상에서 실전을 상정한 연합훈련을 계속했다"면서 "우리 군의 합동 전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힌 것.
외신 보도에 의하면 대만해협을 최소 여섯 겹으로 둘러싼 채 벌일 중국의 군사 훈련은 7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있다. 최소한 이날까지는 최고 수준으로 고조된 군사적 긴장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될 듯 싶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볼때 올해 내내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솔직히 말해 미국 입장에서는 꽃놀이 패라고 할 수 있다. 성과가 있으면 댕큐이나 그렇지 않아도 손해 볼 것은 별로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만류하는 듯하는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에게는 완전 반대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양안 갈등이 사상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당연히 얻는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민심이 이반되는 상당히 어려운 시국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대만 역시 비슷한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해도 좋다. 이로 보면 양안이 비록 루비콘강을 건넌 듯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기는 하나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이른바 '윈-윈-윈'의 결과를 가져온 행보로 평가하는 일부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시각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