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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술이 불안·우울 등 기분장애 더 악화시킨다

한 잔 술이 불안·우울 등 기분장애 더 악화시킨다

기사승인 2022. 08. 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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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기분장애·알코올 사용 장애 더욱 심화
다사랑중앙병원 보도자료 이미지
/사진=다사랑중앙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한, 폭우, 덥고 습한 날씨의 연속, 물가 폭등 등 우울한 소식의 연속이다. 일상의 불안과 우울을 한 잔 술로 달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술은 우울과 불안 증세를 악화시킬 뿐 치료제나 도피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진단이다. 기분장애를 겪고 있다면 음주습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들의 대다수가 알코올 사용 장애와 같은 '물질 사용 장애'와 우울·불안·강박 장애 등의 '정신 건강 문제'를 동시에 가진 '이중 진단'으로 분류된다.

기분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의 상관관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장기화로 더욱 확연히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몇 년 간의 자살사고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부검에서도 사망자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사업 난 심화, 부채 규모 증가로 인해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거나 오래전부터 도박·알코올로 인한 빚 문제로 가족 갈등을 겪고 있던 중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적 문제로 다시 도박·음주 사용이 증가하면서 가족관계가 악화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평생 동안 자살사고를 시도한 사람의 25%, 자살 계획자의 32.4%, 자살 시도자의 28.3%가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계획자 중 알코올 사용 장애·니코틴 사용 장애·우울장애·불안장애 중 최소 1개 이상 해당되는 경우가 83.3%나 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표한 '2015~2021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자살 사망자 801명 중 32%가 사망 당시 음주 상태였고, 19.9%는 파악이 안되기 때문에 음주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기분장애 환자들은 힘들고 버거운 감정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대신 술 뒤로 숨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술이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들이 감정을 왜곡하면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며 "술은 우울·불안 장애로 겪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더 극대화하거나 술 문제로 겪는 갈등과 경제적인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더욱 큰 불안 상황에 직면하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원장은 "알코올을 섭취하면 혈액 내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의 농도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우울증에 따른 스트레스로 이미 세로토닌 농도가 낮아진 상태라면 알코올 섭취로 인한 세로토닌 기능 저하는 우울감을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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