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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쓰레기 매립장 위에 태양의 서커스를

[칼럼] 쓰레기 매립장 위에 태양의 서커스를

기사승인 2022. 08. 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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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수
캐나다 퀘벡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10km 떨어진 가장 가난하고 불안정한 생 미셸(Saint Michel) 지역은 지역재생으로 희망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 '라토후(La Tohu)'가 있다. 사회적기업 라토후는 사회적 경제의 지역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퀘벡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으로 지역문화 커뮤니티 공동체이다.

북미 파리로 불리는 몬트리올 도시를 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특별한 공연이 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연이다. 캐나다 퀘벡주의 거리 공연자 기 랄리 베르테(Guy Laliberte)가 만든 쇼로 곡예술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기발한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승화시킨 세계적인 공연 예술이다.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현란한 곡예술이나 화려한 의상과 연출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연 예술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태양의 서커스가 사회적경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태양의 서커스 본사가 위치한 몬트리올시 외곽에 태양의 서커스와 국립 서커스학교 두 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회적기업 라토후가 자리하고 있다. 라토후의 주요 업무는 서커스 전용 극장을 관리 운영하는 일이다. 태양의 서커스의 성공으로 생 미쉘 지역이 서커스 산업의 메카로 자리를 잡자 서커스를 배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곳은 수준 높은 수업을 통해 열정을 키워나가는 학생들, 배우뿐 아니라 음향감독, 연출가 등 서커스 관련 일자리가 늘어났고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생 미셸 지역은 쓰레기 매립장이 있는 몬트리올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고 낙후된 동네였다. 가장 가난하고 불안정한 도시였던 생 미셸 지역의 도시재생사례를 볼 수 있다. 변화가 시작된 건 1998년 태양의 서커스가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시와 주정부는 매립지에 공원을 조성했고 여기에 서커스 학교 라토후가 들어서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서커스 산업 단지가 되었다.

생 미셸은 캐나다에서 가장 빈곤한 동네다. 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모두에게 이로운 프로젝트를 할 수는 없을까? 그것이 바로 태양의 서커스가 생 미셸에 자리 잡은 이유다. 2000년대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태양의 서커스, 라토후, 국립서커스학교가 들어오면서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동네가 아주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여러 지표로 알 수 있듯이 치안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라토후는 일자리 창출, 문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 등 사회적 가치에 주력하고 있으며 서커스(문화예술), 환경, 지역사회 이 세 가지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라토후의 세 가지 미션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몬트리올을 문화가 가득한 국제 서커스 예술 도시로 발전시킨다. 둘째, 지구와 환경을 보호한다. 셋째, 지역 사회의 자립과 경제 발전을 생각한다.

서커스와 문화를 통해 석회석 채굴과 쓰레기 매립으로 황폐해진 땅을 바꾸고 지역사회에 다양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직접 고용과 노동 통합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혁신적인 환경기술을 사용하는 건물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사회 기반의 사회적기업을 위해 대표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국내의 한 자선단체인 '굿월드'는 강원도 속초 보광사 석문 스님께서 주축이 되어 2014년부터 필리핀 라구나주 산페드로시 사우스빌에 정부도시개발공사(NHA)로부터 부지를 제공 받아 데이케어 센터와 교육시설을 설립하여 지원하고있다. 굿월드는 생 미셸 지역처럼 쓰레기 매립장으로 둘러쌓여 있고 열악한 환경의 황폐한 땅 위에 살고있는 산페드로시 사우스빌 아이들에게 강렬한 태양의 키스를 보내고있다.

생 미셸의 성공적인 지역도시재생 사례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문화가 가득한 예술 도시로,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면서 사우스빌 지역 사회의 자립과 경제 발전을 디자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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