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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고객님, 최근 이직했으니 대출 불가입니다”

[취재후일담] “고객님, 최근 이직했으니 대출 불가입니다”

기사승인 2022. 08. 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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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증명사진
윤수현 금융증권부 기자
"이직자는 이전 직장을 20년 근속해도, 연봉 수준이 높아도 대출이 불가능해요.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얼마나 있었느냐에 따라 대출이 가능합니다."

최근 직장을 옮긴 A씨는 개인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해 신용대출 상담을 받았습니다. 5대 은행을 모두 돌아봤을 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각각 5% 중후반대, 6% 초반대로, 부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대출을 받자고 마음 먹은 A씨에게 '대출 불가'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은행들은 일정 수준의 동일한 직장 재직 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직자가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은행들은 전 직장에서 꼬박꼬박 4대 보험을 납부했더라도 그 기록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직한지 얼마되지 않은 직장인은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할 때 급여 수준과 상관없이 한 직장에서 최소 3개월, 최대 1년가량의 재직 조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현장 취재한 결과, 우리·하나은행은 최소 3개월, 신한·NH농협은행은 6개월, KB국민은행은 3~6개월의 재직 기간을 요구했습니다. 신용대출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에도 두 달의 재직 기간이 적용됐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마도) 국가에서 정해진 규정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은행권·금융권 전체 상품 규정이 비슷한 것"이라며 "회사를 이직한 고객이 계약직일 수도 있고, 인턴일 수도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급하게 대출이 필요한 이직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대출이나 카드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금리가 높아 손해를 보는 것은 물론,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20년을 근속해도 이직을 하면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얘기인데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대출 요건을 완화하거나 다양한 대출 상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들도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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