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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이며, 동물과 인간이 살기 전부터 지구를 지켜온 생명체로 생태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수분을 통해 식물의 종 번식을 돕고 자연생태계에서 식물과 함께 먹이사슬 하단에 자리해 자연생태계가 유지되는 기초가 된다. 또한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 비옥도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토양에 공기를 공급해 작물 성장에 도움을 준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곤충의 가장 큰 역할은 아마도 식량의 생산일 것이다. 곤충은 전 세계 식량 생산의 33%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먹는 과일 대부분은 뒤영벌 등 화분 매개 곤충의 활발한 수정이 없으면 생산되지 못한다.
2013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다가올 식량난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식용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정하면서 곤충의 역할은 한층 강화됐다.
실제로 곤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어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또한 사육 과정에 공간, 물, 먹이 등 자원이 적게 들어 환경적으로 굉장히 유익한 생물이다.
영양학적 장점을 기반으로 곤충은 건강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음식을 먹기 힘든 암 수술 환자들에게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환자식을 제공했더니 회복 기간이 단축됐으며, 궁극적으로는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전의 누에로 만든 홍잠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곤충의 치유 효과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왕귀뚜라미나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방울벌레 등 다양한 정서곤충이 바로 그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왕귀뚜라미 기르기가 노인 우울증과 인지기능 개선을 통한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정신 심리 검사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구명한 바 있다.
음식물을 분해해 퇴비로 전환할 때도, 물고기와 가축의 사료에도 곤충이 활용되고 있어 생각보다 다양한 산업에 곤충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에서 밝혔듯 농촌진흥청은 인간의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서곤충과 식용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곤충이 환경에 도움이 되고 산업적으로 두루 쓰일 수 있도록 화분 매개 곤충, 사료용 곤충 등의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 7일은 곤충의 가치와 곤충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곤충의 날'이다.
우리나라 곤충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산업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지지와 애정일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우리 곤충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