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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널리 이로운 작은 생명체 ‘곤충’을 기념하며

[기고]널리 이로운 작은 생명체 ‘곤충’을 기념하며

기사승인 2022. 09.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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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이승돈)2018년
이승돈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과제가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곤충'이 주목받고 있다.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이며, 동물과 인간이 살기 전부터 지구를 지켜온 생명체로 생태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수분을 통해 식물의 종 번식을 돕고 자연생태계에서 식물과 함께 먹이사슬 하단에 자리해 자연생태계가 유지되는 기초가 된다. 또한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 비옥도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토양에 공기를 공급해 작물 성장에 도움을 준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곤충의 가장 큰 역할은 아마도 식량의 생산일 것이다. 곤충은 전 세계 식량 생산의 33%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먹는 과일 대부분은 뒤영벌 등 화분 매개 곤충의 활발한 수정이 없으면 생산되지 못한다.

2013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다가올 식량난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식용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정하면서 곤충의 역할은 한층 강화됐다.

실제로 곤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어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또한 사육 과정에 공간, 물, 먹이 등 자원이 적게 들어 환경적으로 굉장히 유익한 생물이다.

영양학적 장점을 기반으로 곤충은 건강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음식을 먹기 힘든 암 수술 환자들에게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환자식을 제공했더니 회복 기간이 단축됐으며, 궁극적으로는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전의 누에로 만든 홍잠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곤충의 치유 효과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왕귀뚜라미나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방울벌레 등 다양한 정서곤충이 바로 그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왕귀뚜라미 기르기가 노인 우울증과 인지기능 개선을 통한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정신 심리 검사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구명한 바 있다.

음식물을 분해해 퇴비로 전환할 때도, 물고기와 가축의 사료에도 곤충이 활용되고 있어 생각보다 다양한 산업에 곤충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에서 밝혔듯 농촌진흥청은 인간의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서곤충과 식용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곤충이 환경에 도움이 되고 산업적으로 두루 쓰일 수 있도록 화분 매개 곤충, 사료용 곤충 등의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 7일은 곤충의 가치와 곤충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곤충의 날'이다.

우리나라 곤충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산업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지지와 애정일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우리 곤충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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