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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한화그룹에 팔린다…긴급 장관회의서 매각 논의

대우조선, 한화그룹에 팔린다…긴급 장관회의서 매각 논의

기사승인 2022. 09. 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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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2001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21년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26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우조선 처리 방향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임시 의사회를 열고 대우조선 처리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경영 주체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대우조선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를 보유한 대우조선(옛 대우중공업)은 1999년 8월 모그룹인 대우그룹 해체 여파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을 내세워 2년만인 2001년 대우 계열사 중 가장 빠르게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더디게 진행됐던 매각작업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산은 민영화를 거론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가 고공행진 속 조선업이 호황을 맞았던 당시 포스코와 GS, 두산, 현대중공업, 한화 등 유수 기업들이 대우조선에 눈독을 들였다.

총력전을 편 한화그룹이 같은 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당시 한화는 인수가로 6조3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거진 자금난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그해 12월 한화는 "MOU 체결 후 경제 상황이 많이 달라져 내년 3월 말인 잔금 납부 시한에 여유를 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했다.

하지만 특혜논란을 우려한 산업은행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듬해 1월 한화의 우선협상자 자격은 박탈됐고, 대우조선 매각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지부진했던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은 국내 조선업계가 2018년부터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본격적으로 재논의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19년 2월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고, 곧바로 산은과 본계약이 체결됐다.

산은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통합법인에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물로 출자하고, 지분 7%와 우선주 1조2500억원을 받아 2대 주주가 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물적분할을 통해 통합법인에 1조2500억원을 주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조2500억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까지 새로 출범시키며 적극적인 인수작업에 나섰지만 총 6개국에서 통과해야 하는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1월 심사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인수 불발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대우조선은 불법 파업 등으로 많은 위기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은 현대중공업 매각 무산 8개월만에 한화를 대우조선의 새 주인으로 선택하고 매각 협상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신속한 매각을 결정한 것은 '끌면 끌수록 좋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민간기업이 새 주인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2도크 전경.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2도크 전경. [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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