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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동 없이 개교한 한전공대…연간 임대료만 ‘30억원’

강의동 없이 개교한 한전공대…연간 임대료만 ‘30억원’

기사승인 2022. 09. 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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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남 나주 2개 지역에서 총 6곳 임차해 사용
2025년까지 125억원 임대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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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연합
한국전력이 자금을 출연해 세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가 매년 임대료로 30억원을 넘게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의실과 기숙사 등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않은 채 무리하게 개교부터 한 결과다.

2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가 내고 있는 연간 임대료는 31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전공대는 서울·전남 나주 2개 지역에서 연구·교육시설 2곳, 사무실 3곳, 기숙사 1곳 등 총 6개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다.

임대료 중 절반 이상은 부영주택이 소유한 나주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로 들어간다. 한전은 이곳을 리모델링해 학생용 기숙사로 쓰고 있다. 토지와 건물 면적은 각각 2만9752㎡, 8556㎡로 연간 임대료는 19억7500만원이다. 서울 사무실 2곳에도 연 5600만원 상당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한전공대가 매년 임대료로 30억원 이상을 쓰는 이유는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개교를 해서다. 통상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최소 6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한전공대는 지난 3월 약 12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4층짜리 건물 한 동만 가지고 개교를 했다. 학생들은 2025년 기숙사 완공 전까지는 임차한 골프텔에서 지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건설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학교 문을 열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강의실, 기숙사 등 핵심 교육시설은 개교 3년 후인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한전공대가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연간 임대료로 31억1700만원을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한전공대 예산 약 125억원이 임대료로 빠져 나간다.

문제는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과 나머지 자회사들이 임대료 등 학교 운영비를 계속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 전력그룹사가 2019년 체결한 '한전공대 설립에 관한 기본협약서'에 따르면 한전공대 설립·운영비 64%는 한전이 부담하고, 나머지 36%는 한전의 자회사들이 부담한다. 당장 한전이 내년 한전공대에 출연해야 하는 비용만 1320억원이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로 2019년부터 2031년까지 총 1조6112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학교가) 졸속 개교한 탓에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탈원전 등 잘못된 에너지 정책으로 적자를 보며 전기요금을 인상시키고 있는 한전이 한전공대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만큼 무의미한 혈세 낭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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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임대현황/자료=박수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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