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전쟁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에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전략 노출"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한다고 해도 '세계 대전'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핵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원칙은 국가의 근본적 이익에 기초를 두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가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처음 사용했다. 이후 핵 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쓰지 않았다.
영국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 발언을 놓고 날선 반응을 나타냈다. 월리스 장관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전략을 노출했다"며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우리 의견"이라고 대응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핵무기 사용에 관해 1945년에 설정된 금기를 깨는 것이며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립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 관계자들도 텔레그래프에 마크롱 대통령 발언이 '핵 억지력 원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대응) 시나리오에 대해 자세하게 논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