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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공동주택, 품질·성능 확보대책 보완 시급

[장용동 칼럼] 공동주택, 품질·성능 확보대책 보완 시급

기사승인 2022.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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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중대 재해법 제정 등 건설 사고와 재해 방지를 위한 고강도 대책들이 잇달아 시행되고 있으나 크고 작은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발생한 물류창고 등 단순 건물의 시공에서 생겨나는 사고는 그래도 피해 규모가 제한적이다. 광주광역시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아파트 부실시공에서 보듯이 공동주택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나 경제적 손실이 실로 엄청나다. 특히 국민의 70% 정도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유지·관리 미비로 각종 사고와 재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2년간 아파트 화재 건수만도 10여건에 달해 사상자가 180여 명, 재산 피해액만도 115억원대에 이른다. 갈수록 초고층화되는 추세로 아파트 화재는 가히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또 기상이변 등으로 자연재해가 강해지고 있는 점도 공동주택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큰 요인이다. 지난 8월 폭우로 인해 발생한 반지하 주택의 인명 피해와 서울 강남의 침수 등으로 40여명의 사상자와 8911동의 주택 및 상가가 침수된 재해를 감안하면 공동주택의 사용 및 유지·관리에서 품질과 성능 문제는 전면적으로 재고해 봐야 할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 등 14개 단체가 최근 공동으로 개최한 '공동주택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품질 및 성능 제고 방안 세미나'는 시사하는 바 크다. 학계, 연구계, 산업현장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 엔지니어 그룹이 재해와 안전사고 방지, 기술기준 및 법제도 혁신 등을 요구하며 공동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점도 이색적이다. 건설관련 엔지니어의 특성상 개선과 개혁에 보수적이다는 점에서 더욱 활동성이 돋보이는 공동연대다.

이들은 강화되는 법률과 제도에도 불구하고 재해와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는 근본적 이유를 건축 프로세스에서의 품질 및 성능 배제에서 찾았다. 때문에 건축의 발주 및 설계과정의 전면수술, 공사 중 현장 품질 확보 대책, 사용 및 유지관리제도의 혁신 등을 요구했다. 건축 성능 정보가 철저하게 공개돼 활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건축 성능 규명, 등급화, 평가와 인증 관련 제도화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아파트 건축 시공이나 성능의 정보는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로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수요자인 입주자는 시공 품질이나 평가에 대한 정보에서 배제된 채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건물의 속성이나 특성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무하며 이로 인해 유지관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다. 수많은 등급의 건축 자재 가운데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내구연한은 얼마나 갈 수 있는지, 시공은 어느 수준으로 이뤄졌는지 등을 수요자는 쉽게 알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 등급화가 필요한 이유다. 가격도 등급화에 준해 매겨지는 게 맞다. 누수로 인한 결로, 침수 대책, 화재 성능 미비, 유독 자재 사용 등으로 온갖 민원과 분쟁이 속출하고 이를 수요자인 입주자가 을의 처지에서 대응해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도 개선돼야 마땅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공동주택 화재시 가장 중요한 방재시설로 꼽히는 방화문의 경우 15% 이상의 방화문이 작동 실패할 수 있으며, 특히 10년 이상 경과한 방화문에서 작동 실패할 확률이 27%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따라서 아파트 화재시 안전 확보를 위해 방화문의 내용연수를 최장 15년으로 하고 실태조사 체크리스트 마련, 장기수선계획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또 부실 방수로 인한 논란이 증폭되고 하자 분쟁이 속출하는 현실을 감안해 제시된 방수 및 누수 시공성 확인 기준 마련과 방수 전문 감리제도의 도입 의견 역시 현실적이다. 공동주택 지하공간 활용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대형화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방수 확인 세부 기준 마련은 만시지탄 감이 없지 않다. 예산이나 비용을 깎고 아껴 골목길을 포장하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과거의 고답적인 대응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주거 안정을 해치는 요소들을 근본적으로 개선, 공동주택의 주거의 질을 높이는 규정과 제도 개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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