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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시진핑의 독재체제와 중국의 앞날

[이효성 칼럼] 시진핑의 독재체제와 중국의 앞날

기사승인 2022. 10. 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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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시진핑 주석이 마침내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22일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치권력의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을 자신과 자신의 측근들로 채웠다.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을 회의장에서 끌어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로써 중국은 권력 내에 견제 세력이 없는 시 주석 1인 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시진핑의 1인 체제는 공산주의의 권력은 나누기를 혐오하고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성향을 또 한 번 보여주었다.

시 주석은 국내적으로는 경제 발전으로 샤오캉 즉 중산층 사회를 실현하고, 국제적으로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과학 및 기술의 굴기에 의해 경제력과 기술력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일등국가로 부상하겠다는 이른바 '중국몽'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대결적인 자세를 취하고, 비우호적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전랑외교를 구사하며, 대만의 무력 통일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일국양제를 버리고 홍콩을 통합했다.

시 주석의 이런 자세와 행위들은 등소평의 외교 방침 가운데 도광양회(韜光養晦·몸을 낮추어 상대의 경계심을 낮춘 뒤 몰래 힘을 기른다) 하라는 당부를 어기고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높이고 존재를 과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을 경제 파트너로 간주해 오던 서방세계는, 특히 패권국인 미국은 중국을 경계하고 견제하게 되었다. 만일 중국이 등소평의 말대로 계속 도광양회를 했더라면 서방의 견제가 없거나 약했을 것이기에 어쩌면 머지않아 경제와 기술에서 미국을 앞서는 '중국몽'의 실현이 가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중국몽의 실현은 쉽지 않게 되었다. 그 까닭은 미국과 서방의 견제 때문만은 아니다. 시진핑이 구축한 1인 독재체제가 무엇보다 중국몽의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중진국 수준이 되었다. 이제부터 중국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효율적인 정치권력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자율성과 창의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과 시장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에 대한 당과 국가의 개입과 간섭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진핑은 공동부유론을 주장하며 모든 기업에 공산당원을 배치하는 등으로 기업과 시장에 대한 개입을 더 강화해 왔다. 중국 인민들의 사회 신용 등급제 강화, 코로나19 방역을 빙자한 가혹한 봉쇄정책 등에서 보듯, 국민들의 삶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시진핑의 1인 독재체제는 인민들에 대한 감시와 기업과 시장에 대한 간섭을 더욱더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시진핑은 앞으로 중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중국 발전의 최대 리스크는 시진핑인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시진핑의 1인 독재체제 수립으로 시진핑의 최대 적은 시진핑 자신이 되었으며, 시진핑의 권력 강화와 장기 집권이 미국에는 축복이 될 것이라며 시진핑에 감사하는 조롱 섞인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전략을 취해왔지만 도광양회로 인해 그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시진핑의 대결적 자세로 인해 서방세계가 중국에 대한 애매하고 분열적인 자세를 피하고 명확한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이 본심을 너무 일찍 드러내어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의 견제를 받게 되고, 기업과 시장에 자율성이 필요한 때에 그에 역행하여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한 것은 한국에는 더 큰 축복이 될 수 있다. 그 탓에 우리의 제조업을 가장 위협하던 중국이 자신의 제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지거나 고도화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여유를 부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제조업 발전에 더욱 매진하여 더 큰 격차로 앞서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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