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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세안 사무국과 로이터통신·동남아시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아세안은 제40차·41차 정상회담에서 동티모르를 11번째 회원국으로 인정하는 문제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동티모르는 이제 아세안 고위급 회의에서 옵서버 자격을 부여받고, 내년 정상회담부터 완전한 정회원 국가로 가입하기 위한 로드맵을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동티모르가 아세안 가입을 요청한지 10년 만에 원칙적으로나마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동티모르를 품은 아세안은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가 이어지며 사회·정치적 혼란이 고조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정권을 잡은 군부가 아세안과의 평화 이행을 위한 합의안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아세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얀마가 평화 이행을 위한 계획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모든 수준의 회의체에서 미얀마의 대표성을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아세안은 또한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만날 것이라 밝혔다. 이는 군부의 미얀마 대표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은연 중에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를 미얀마 대표와 대화상대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얀마 사태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국가이자 내년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하게 되는 인도네시아는 군정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향후 정상회의와 외교장관 회의 등 다른 행사에서도 미얀마 군정을 배제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아세안이 5개항 평화이행 합의에 "거의 진전이 없다"고 명기하며 군부에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질적인 방안은 여전히 도출해내지 못했다. 아세안 외교가 관계자는 13일 아시아투데이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여전히 회원 각국의 입장이 다르다"며 "미얀마의 회원국 자격 정지 등 강경한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최선의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라 전했다. 아세안은 평화이행 합의를 위한 구체적인 시한 설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이를 외무장관 협의에 맡기는 것으로 넘겨버렸다.
군부 쿠데타와 유혈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결실없이 끝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가 미얀마를 실패하게 만들어버렸다"며 미얀마 군부에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치범을 석방하고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즉시 궤도에 올릴 것을 촉구한다. 그것이 안정과 평화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군부는 아세안 정상회의 직후 "아세안 회원국들이 수단과 형태를 가리지 않고 불법 테러 조직과 함께 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고 규탄한다"며 정상회의에서 제외된 것도 "일방적이고 악의적"이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얀마 국영 언론도 아세안의 이같은 행동이 "내정간섭"이라 규정하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