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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정하다는 믿음, 자랑스러운 병역이행의 시작

[칼럼] 공정하다는 믿음, 자랑스러운 병역이행의 시작

기사승인 2022. 11.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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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식 병무청장
청장님 기고문 사진(이기식)
이기식 병무청장
요즘 MZ세대에게 '래플 마케팅(Raffle Marketing)'이 유행하고 있다. '래플'은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상품 구매 권한을 부여하는 판매방식을 말한다. MZ세대가 래플 소비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선착순 판매보다 기회의 균등 측면에서 공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과거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는 선착순으로 판매가 됐기에 오픈런으로 상점이 문을 열기 전날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심지어 대리구매 알바를 고용하는 일까지 나타나면서 시간적·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래플 방식은 모든 소비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응모하고 무작위로 구매자를 선정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에 맞춘 소비문화라고 할 수 있다.

병무청에서는 각 군(軍)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특기병 충원을 위해 현역병 모집제도를 운영하는데 '래플'과 같은 방식으로 선발하는 모집병이 있다. 미군과 함께 복무하며 언어습득은 물론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어 입영대상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카투사(KATUSA)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카투사는 지원 기회가 1회로 제한됨에도 최근 5년 동안 평균 경쟁률이 8대1에 이를 정도로 선호하는 모집 분야이다.

이렇듯 병역의무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모집 분야이다 보니 카투사 지원방식에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지원횟수의 제한이 없어서 카투사로 입대하기 위해 재수, 삼수하는 과열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였으며, 선발 방식도 지금과 달리 필기시험을 치르거나 어학 성적순으로 선발해서 '군대도 성적순으로 간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1998년부터 일정한 어학성적을 취득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하고, 선발 방식도 무작위 전산 추첨 방식으로 변경하였으며, 과열 경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원 횟수도 1회로 제한하였다.

카투사 선발은 매년 공개선발로 진행한다. 외부 전산 전문가가 선발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을 검증하고, 난수초기값 6자리도 현장에 참석한 지원자 또는 그 가족들이 직접 뽑아 전산에 입력한다. 지원자들의 어학성적은 3개의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별로 지원자 분포비율을 적용해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한다. 어학성적에 따른 선발 확률의 차이를 없애고, 동등한 조건에서 공평한 선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공개선발 현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병무행정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지원자와 가족들은 선발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선발 절차가 공정하다는 믿음이 생기고, 이 믿음은 병무행정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11월 초에는 2023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이 있었다. 1920명 모집에 1만4000여 명이 지원해 이날 현장에서 선발된 사람보다 선발이 안 된 사람이 더 많았지만 '카투사 선발 과정을 직접 보고 경험해보니 모든 절차가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초(超)경쟁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그 어느 세대보다 공정성에 예민한 우리 청년들에게 공정하다는 믿음은 병역의무 이행에 필수 전제조건이다. 병무청은 우리 청년들이 병역이행의 시작점에서 적합한 복무 분야를 선택하고, 공정한 선발 절차를 통해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아가 병역이행 과정에서 느끼는 공정함이 향후 우리 사회를 지탱해 나갈 청년들에게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병무행정으로 청년들이 자랑스러운 병역을 이행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주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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