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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국 지역보건의료기관 네트워크 발판 삼아 세계로

[칼럼] 전국 지역보건의료기관 네트워크 발판 삼아 세계로

기사승인 2022. 11. 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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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지난달 정부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에 특화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이라는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를 공식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제2 수출시장으로 아세안을 언급하며, 시장을 더 키울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류에 발 맞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국제협력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6개 유관기관과 함께 '보건의료 해외진출 협력체계 구축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한국의 보건의료 성과를 중·저개발국과 공유하고 보건의료분야 해외진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아세안 10개국의 보건의료 질 향상을 목표로, 아세안과의 지속가능한 보건협력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개발한 모듈을 아세안 국가에 적용하고, 남미,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건강정책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참석한 미국공중보건학회(APHA)는 창설 150주년을 기념해 '가장 건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150년: 건강 형평성을 향한 길 선도'를 주제로 개최됐다. 다양한 발표 중 인상 깊었던 점은 미국에서 공중보건 및 보건의료 관련 정책 및 사업을 추진할 때 겪는 애로점이었다.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호소하는 어려움은 바로 커뮤니케이션과 커넥션, 네트워크, 그리고 상호 신뢰 문제였다.

다양한 인종, 민족, 언어, 문화가 뒤섞여 하나의 국가를 이루는 미국을 두고 흔히 '멜팅팟(Melting pot)'에 비유하곤 한다. 이러한 미국의 정체성은 공공보건의료 기관과 지역사회가 단절되고 불신이 쌓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미국의 애로점을 듣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의 강점을 떠올렸다. 우리나라는 인종과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커넥션과 네트워크 부분에서도 우리나라는 전국에 3,500개 이상의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보건의료기관은 컨트롤타워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인력과 조직망, 역량 교육 등을 총괄해 효율적이고 신뢰도 높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흔치 않은 우수한 보건의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수명을 산출하는 IHME(Institute for Metrics and Evaluation)와 업무협약 및 전문가 토의를 진행하면서 미국이 가진 우수한 콘텐츠에 감탄하기도 했다. 국제협력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경험을 공유하면, 서로의 강점을 통해 배우고 개선점을 함께 논의함으로써 상호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증진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협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전세계가 일상의 회복을 시작한 지금이 협력 추진의 적기일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오랜 기간을 거쳐 전국의 지역보건의료기관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건강증진사업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와 전문성, 아세안과의 협력사업 추진 경험을 밑거름으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제협력사업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아세안과의 협력 사업을 통해 국제적으로 건강정책 및 사업을 전수 및 확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외진출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국내 중앙과 지방정부 간 성공적 거버넌스 구축을 기반으로 건강증진분야에서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선두에 서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의 위기를 겪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집사광익(集思廣益),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제갈량의 통찰력을 보건의료 분야의 국제협력을 위해 발휘해야 할 때이다.


※이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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