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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식에서 주식으로...새해부터 뜨거워지는 버거 시장

별식에서 주식으로...새해부터 뜨거워지는 버거 시장

기사승인 2022. 12. 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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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햄버거를 끊었다면 세계 최고였을텐데"

햄버거를 사랑해 팬들마저 등돌리게 만든 축구스타가 있다. 바로 벨기에 대표팀 공격수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다. 축구 클럽 첼시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선수로 거듭난 아자르는 호날두의 대체자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적 후 잦은 부상과 늘어난 체중으로 팬들의 미움을 샀다. 아자르의 '비만 원인으로 팬들은 햄버거를 꼽았다. 그의 남다른 햄버거 사랑에 일부 팬들은 "제발 햄버거를 끊어"라며 호소하기도 했다.

축구스타 뿐만이 아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도 유명하다. 실제 그는 15세 때 패스트푸드를 좋아해 체중이 95㎏까지 나간 적이 있다는 후문이다. 햄버거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외교 식탁 자리에 햄버거가 오르기도 했다. 2010년 6월 24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의 '햄버거 정상회담'이 바로 그 예다. 정상회담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단골 햄버거집으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향한다. 그 곳에서 이들은 치즈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도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내세운 버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식탁 위에 햄버거가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세영 시인은 '햄버거를 먹으며'라는 시에서 햄버거를 '아메리카의 사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웰빙 열풍을 타고 햄버거는 '사료'가 아닌 '음식'으로 점차 거듭나고 있다.

과거 국내 소비자들에게 햄버거는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식사 대용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근래들어 햄버거는 14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돈을 지불하고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먹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심비' 트렌드 열풍을 탄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국내 버거 시장이 성숙해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나아가 이는 국내외 기업들의 버거 전쟁이 내년에도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며 불꽃튀는 각축전을 예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파이스는 오는 16일 서울 강남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 한국 시장에 2년 만에 재도전하는 '재수생' 파파이스의 각오는 남다르다. 벌써부터 무료 치킨 증정과 굿즈 키트 등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파파이스는 이달에만 3개 매장을 연달아 오픈할 예정이다. 강남점을 시작으로 구로디지털단지점, 화곡점 순이다.

앞서 파파이스는 TS푸드앤시스템과 프랜차이즈 계약 만료로 2020년 한국 진출 26년 만에 국내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이후 신라교역이 파파이스의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파파이스의 국내 복귀를 시사했다.

미국의 3대 버거이자 일명 '오바마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도 내년 상반기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14만원짜리 버거로 외식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수제버거 전문점 고든램지 버거의 캐주얼 레스토랑 버전인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도 내년 초 서울 강남에 상륙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5년 2조3038억원, 2018년 2조9000억원, 지난해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5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버거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 상권에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노브랜드 버거, SPC 쉐이크쉑, bhc 슈퍼두퍼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추가 론칭까지 예고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버거 업계 관계자는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햄버거도 세대와 인식이 변하면서 예전에는 별식의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주식처럼 섭취하며 일상적인 메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버거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해외에 가야지만 먹을 수 있었던 메뉴들을 국내에서도 손쉽게 맛볼 수 있게 됐고 기업들이 늘어나면 시장 규모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폭도 늘어나고 메뉴는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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