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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지지자, ‘선거 무효’ 주장하며 의회·대통령궁 습격

보우소나루 지지자, ‘선거 무효’ 주장하며 의회·대통령궁 습격

기사승인 2023. 01. 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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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판 1·6의회 폭동'…前대통령 지지자들 체포하는 군 병력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군 병력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날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 사법, 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군 쿠데타를 촉구하며 폭동을 일으켰다. 룰라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연합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 이후 우려해오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와 연방대법원, 대통령궁을 습격했다.

이날 현지매체 글로보에 따르면 브라질 국기 색깔이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상징으로 쓰인 노란색, 녹색 옷을 입은 수백명이 막대기와 돌을 들고 의회에 모여 정문 앞 바리케이드를 넘은 뒤 경찰의 저지를 뚫고 건물 안으로 침입했다. 브라질 경찰은 즉시 페퍼스프레이와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막으려 했지만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

하원 본회의장 내부까지 도달한 시위대는 의회 전시 예술품, 각종 가구와 집기들을 파괴하며 건물 바닥을 파손시키는 등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50.9%대 49.1%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투표 결과에 불복하고 재검표와 군부 개입을 요구하며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야영을 하는 등 취임 반대 시위를 펼쳐왔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즉각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개입을 선언했다. 그는 "개입의 목적은 연방지구에서 벌어진 폭력 행위와 공공질서 파괴를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모든 법령을 동원해 죄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비오 지노 법무부장관은 이번 사태를 "무력으로 강제하려는 이런 터무니 없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시위에 연루된 모든 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법무부는 약 200명의 폭력사태 가담자들을 체포하고 의회 진입 등에 이용된 버스 40여대를 압수했으며 버스의 자금 조달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력사태가 벌어진 브라질리아 연방 주지사는 치안 총 책임자인 안데르송 토레스 안보장관을 즉각 해임하기도 했다.

AP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2년 전인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에서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의회에 난입한 이른바 '1·6 의사당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에서의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브라질의 민주주의 제도는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의 의지는 훼손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공건물 침입과 파괴 및 약탈은 평화적 시위와 다르며,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이번 사태가 자신과 무관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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