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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신임 행정원장은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 출신으로 대만대학 이학원 동물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에 유학,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공공위생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계에는 지난 2016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서 투신했다.
그러나 그는 2020년 5월 부총통 재임 당시 홀연히 자리를 박차고 학계로 돌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이자 사임 직전인 2020년 초에는 감염세를 안정적으로 관리, '방역 영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 행정원장 교체와 새 내각 구성은 작년 11월 26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대패한 것과 큰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한다. 당시 민진당은 21개 현 및 시 단체장을 선출한 이 선거에서 고작 5곳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에 차이 총통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상황에서 쑤 행정원장과 기존 내각이 가만히 있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와 내각 각 부장(장관)들은 지난 19일 총사퇴를 결의,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이번 개각을 통해 급격히 돌아선 민심을 돌려 2024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 볼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출마가 유력한 라이칭더(賴淸德·64) 신임 민진당 주석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