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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남 탓만 하는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칼럼]남 탓만 하는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기사승인 2023. 01. 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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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성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최근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이 너무나 와 닿는다.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아니라 남 탓하는 정치, 지지자 호소정치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난방비 폭탄 사태다. 난방비가 수직상승하면서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려운 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원성과 부정적 여론이 터져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지난 24일 명절 마지막 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난방비 부담이 늘어난 것에 대해 "2~3배 이상 가격이 오를 때 문재인 정부가 가스요금을 13%만 인상해서 적자가 9조까지 늘어나는 등 모든 부담이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돌아왔다"며 "탈원전 한다면서 많은 부담을 후임 정부에 떠넘긴 것이 민주당 정부"라고 비판했다.

반면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설 밥상에서)난방비 고지서를 받은 국민들은 물가 폭탄에 경악하고 걱정을 토로했다"며, "정부가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한 것에 분통을 터트리는 국민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설 민심과 관련한 거대 양당의 발언을 요약하면 국민의힘은 전 정부를 비판한 것이고, 민주당은 현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적대적 공생관계의 행태가 발현된 것 같아 심히 안타깝다.

그런데 과연 국민들이 볼 때, 전 정부 현 정부, 누구의 탓인지가 중요할까? 당장 2월 고지서에서 또 난방비 폭탄이 나올까 걱정하는 서민에게 이러한 발언들은 문제의 해결에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날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주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26일,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7조 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물가 지원금과 추경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 역시도 지난 2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전국 2144만 가구에 3개월 간 10만원씩 총 6조 4320억원 규모의 긴급 난방비 지원 추경 편성을 주장했다.

큰 의미가 있는 제안과 주장이다. 하지만 이재명 당 대표의 주장에 정부와 집권여당의 반응은 사실상 싸늘하다. 거꾸로 조경태 의원이 주장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양당의 남 탓 정치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지금이라도 정쟁을 그만두고 정치권이 힘을 합쳐 나서야 한다고 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나 관련 상임위 혹은 필요하다면 가칭 난방비폭등해결특위 등을 만들어 이제까지 제안된 방안들을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논의를 통해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옛말에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국민의 마음을 얻고 있을까? 난방비 폭탄 문제를 여야가 힘을 합쳐 해결한다면 정치 불신이나 무관심의 문제가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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