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YONHAP NO-1607> | 0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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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800만 달러 대북 송금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3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및 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또 김 전 회장과 횡령 및 배임을 공모한 혐의로 양선길 쌍방울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12월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 등을 지급하기 위해 총 8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다음 북한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월에 200만 달러, 4월에 300만 달러, 11∼12월에 3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몰래 빼돌린 뒤 송명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부실장 등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달러 밀반출에는 쌍방울 그룹 임직원 4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보낸 500만 달러는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명목으로,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추진을 위해 북한 측이 요구한 비용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구속기소)에게 법인카드 및 차량 제공 등으로 3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2억6000만원 포함)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 2018∼2019년 쌍방울 그룹 계열사인 비비안 등이 전환사채를 3회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또 검찰의 수사를 앞둔 2021년 10∼11월 쌍방울 임직원들에게 컴퓨터 교체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14∼2022년 쌍방울 그룹 계열사 자금 43억 원을 횡령 및 배임, 2019∼2021년 그룹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 자금 약 592억 원을 횡령 및 배임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8개월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해오다 지난달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청 검거팀에 붙잡혔다. 이후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의 구속수사 기간 20일 내에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촉박한 시한으로 기소하지 못한 여러 범죄 사실들은 현재 계속 수사 중"이라며 "김 전 회장 등과 함께 도피했다가 검거된 자금관리자, 수행비서의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조만간 송환해 관련 범죄 혐의를 충분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