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경력 없으면 서류 탈락"
신입사원 대외활동 경험 평균 2.3회
취업 준비 전 원하는 직무 찾기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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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같은 신입을 원하는 대기업 채용 기조에 맞추기 위해 수년간 직무 경험을 쌓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자격증 보단 직무와 연관된 대외활동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직무를 일찌감치 정했다면 수년간 취업을 위한 '스토리'를 쌓아올리지만, 직무를 정하지 못했다면 하염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이 19.2%로 가장 높았고, '직무 이해도(17.5%)'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6.3%)'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자격증 시험 등 책상에 앉아 이론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실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해진 것이다. A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동종 업계 경력자는 즉시 업무에 투입해도 업무 효율이 좋은 편"이라며 "인턴십 등 실무 경력이 없으면 자격증 목록이 아무리 화려해도 서류 전형에서 떨어트린다"고 밝혔다.
기업의 중고 신입 선호로 신입사원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중고 신입은 경력자가 신입으로 지원하는 경우를 말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758개 기업의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6%가 '지원자의 중고 신입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고 신입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서는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45.6%를 차지했고,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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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들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들이 직무 경험을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본래 요구했던 정량적 스펙의 중요도를 낮춘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자 2469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4%가 취업 준비 기간을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원하는 직무 찾기가 취업 준비의 첫 걸음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토익, 컴퓨터활용능력 등 기업에서 요구하는 정량적 스펙만 갖추면 다양한 직무에 도전할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직무부터 결정해야 그에 적합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나현 고려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 상담사는 "졸업이 다가왔으나 여전히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현재 상황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 몇 해 사이 학생들의 취업 상담이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