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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행사’ 이보영 “‘전문직 전문? 망가지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인터뷰] ‘대행사’ 이보영 “‘전문직 전문? 망가지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3. 03. 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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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에서 고아인을 연기한 이보영
고아인 보며 자신의 과거 떠올려...잘 버텼다 생각
이보영04-출처_제이와이드컴퍼니
이보영이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를 입증했다./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이보영은 최근 종영한 JTBC '대행사'에서 VC그룹 최초 여성 임원 고아인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입증했다.

고아인이 광고대행사의 최고 위치까지 오르는 모습을 그린 오피스 드라마 '대행사'의 시청률은 첫회 4.8%(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에서 마지막 회 16%로 약 4배나 뛰었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에요. 오피스 드라마도, 인물들과 한 공간에서 연기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팀원들과 소통이 잘 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다같이 한땀 한땀 만들어가는 기분이었죠. 시청률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어요."

이보영이 연기한 고아인은 국내 2위 광고 대행사 VC그룹에 만점으로 입사해 19년 동안 기계처럼 일한다. 그리고 마침내 VC그룹을 업계 1위에 올려 놓는다. 강자만 살아남는 세상에서 돈과 성공에 미친 사람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하지만 결국엔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자신의 커리어를 만드는 멋진 인물이다.

"저는 이 작품이 고아인의 성장기를 그렸다고 생각해요. 혼자 잘난 줄 알던 사람이 결국 직원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잖아요. 저 역시 조직 생활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고아인이 밉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의 등을 긁어주는 기분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시청자들이 응원하는 고아인을 만들고 싶었죠."

이보영은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강하지 않은 게 고아인의 매력이라고 했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망가진 인물이죠. 고아인을 보면서 '성공을 위해 저렇게까지 해야 해?'하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했어요. 저는 지금까지 조직 생활과 다른 사회 생활을 해왔지만 고아인을 보며 옛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자신도 고아인처럼 버텼고 지금도 잘 버티고 있고 앞으로도 잘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보영08-출처_제이와이드컴퍼니
이보영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이보영은 처음 배우 일을 시작했을 때 적성에 안 맞아 도망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현장을 가는 게 무서웠죠. 감독님한테 혼나는 것도 겁이 났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얼굴 근육이 경직돼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이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오래 하다 보니 결국 이 일을 사랑하게 됐고 연기가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시청자들이 제가 만든 캐릭터를 사랑해줄 때 희열이 커요. 이번에도 '잘 버티고 있구나, 끝까지 잘 버티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보영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적도의 남자'(2012)였다. 청순한 역할을 주로 연기하다 '적도의 남자'에서 강단이 있는 역할을 맡았다. 연기하는 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유독 전문직이나 당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저도 망가지거나 밝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데 작품이 잘 안 들어왔어요. '적도의 남자'를 하면서 내가 변주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라면 이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어요. 다른 옷을 무리해서 입는 것보다 잘 맞는 옷이 확실히 있으니 이걸 입고 다양해져야겠다고 깨달을 거죠."

이보영은 그동안 히트작에 출연해왔다. 전작인 tvN '마인'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보영은 기대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했다.

"부담을 갖는 성격이 아니랍니다.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제가 사랑해서 열심히 찍었던 작품을 가끔 꺼내어 사랑해주는 시청자를 보면 너무 고맙죠. 항상 응원해주고 기대해주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원히 그런 배우로 남고 싶다는 욕심이 커요."

이보영은 마지막으로 세상의 많은 고아인에게 중심을 잃지 말자고 격려했다.

"세상엔 많은 고아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고아인을 보면서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사는 친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중심을 갖는 거죠. 그러면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나아가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을 즐겨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보영01-출처_제이와이드컴퍼니
이보영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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