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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 글로리’ 임지연 “연진이보다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 없어요”

[인터뷰] ‘더 글로리’ 임지연 “연진이보다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 없어요”

기사승인 2023. 03. 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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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연진아~'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행복
박연진이라는 악역, 내 스타일로 구축
차기작은 '마당이 있는 집', 연진과 180도 다른 모습 보여 줄 것
임지연
임지연/제공=넷플릭스
"세상 사람들이 연진이를 미워했으면 좋겠어요. 한순간도 이해하고 용납할 수 없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임지연의 연기를 향한 절실함은 통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첫 악역에 도전 했고 입체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전국민이 '연진아~'를 외치게 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까지 만들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는 공개 후 단 3일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전체 1위에 올랐고 한국을 포함한 23개 국가에서 1위, 전체 79개 국가의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임지연은 극중 문동은(송혜교)에게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전한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기상캐스터 박연진 역을 맡았다. 뻔뻔한 말투와 도도한 박연진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임지연은 악역을 연기했지만 어딜 가나 "연진아"하고 불러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엄청나게 화제가 되고 사랑을 많이 받을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연진이는 악역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행복해요."

임지연
임지연/제공=넷플릭스
임지연
임지연/제공=넷플릭스
임지연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빌런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박연진에게 접근했다고 했다. 감정이 없는 소시오패스와 감정을 모두 표출하는 모습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그냥 나다'였단다. 목소리와 몸짓 등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김은숙 작가의 말이 힘이 됐다.

"김은숙 작가님이 천사의 얼굴, 악마의 심장을 가진 사람 같다고 하셨어요. 작가님이 연진에게 어떤 미화도 서사도 부여하지 않겠다고 하셨고 저도 무조건 동의했죠. 연진이는 결코 나중에 용서받고 달라지는 악역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세상 사람들이 끝까지 저를 미워하고 한순간도 이해하고 용납할 수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문동은과 박연진의 팽팽한 대립은 극의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현장에서 만나 송혜교와 호흡은 어땠을까.

"(송혜교)언니가 너하고 싶은거 다하라며 편안하게 해줬어요. 감정이 치닫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언니의 멱살을 잡기도 했죠. 준비되지 않은 장면이라 실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다 받아줘서 고마웠죠. 현장에서 배우들을 묵직하게 이끌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매너에 대해 많이 배웠죠."

임지연
임지연/제공=넷플릭스
임지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뒤 2011년 영화 '재난영화'로 데뷔했다. 이어 영화 '인간중독'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간신' '타짜: 원 아이드 잭',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등 다양한 작품에서 변신을 시도했다. 데뷔 초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묵묵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더 글로리'로 연기 호평을 받고 있지만 스스로를 '노력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사실 전 모든 작품을 열심히 했고 늘 절실했어요. 상업 장편 영화에 데뷔해 많이 혼났죠. 울기도 했고. 아직 현장에 가는 게 불안하고 무서워요. 그렇지만 하나하나 완성하는 성취감으로 배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무너질 수도 있고 연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아마 할머니가 돼서도 이러고 있을 것 같아요. 그게 배우를 하고 있는 큰 이유에요."

차기작은 tvN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이다. ' 더 글로리' 흥행 후 선보이는 작품이라 부담도 될법한데 임지연은 "연진이보다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은 없단다.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제가 칭찬을 받고 사랑을 받고, 그 명예를 얻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글로리'를 하면서 제 자신을 위해 연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100을 준비해야 50을 할까 말까 한 배우거든요. '마당이 있는 집'을 보시면 연진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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