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영재학교 10명 중 1명은 ‘의대’…‘의대쏠림’ 막는다

영재학교 10명 중 1명은 ‘의대’…‘의대쏠림’ 막는다

기사승인 2023. 03. 19. 11: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영재학교·과학고 '의대쏠림' 심화,…제재 방안 마련
의약학 계열 진학 희망하면 장학금 환수·일반고 전출 권고
카이스트·지스트 부설 과학영재학교 설립 추진
교육부, 제5차 영재교육 진흥종합계획 발표
basic_2022
정부가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과도한 '의대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제재방안을 마련한다.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 따르면 영재교육의 국가·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영재교육기관의 내실화·특성화 등을 추진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에 성형외과 간판이 즐비한 모습./사진=연합
정부가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제재방안을 마련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학생이 의약학계열로 진학할 경우 제재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이들 학교 운영의 성과평가 제도도 신설한다.

교육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은 영재학교와 과학고, 영재교육원, 영재학급 등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영재학교는 공립 7개, 국립 1개 등 전국 8개 학교가 운영 중이며 과학고는 20개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5년간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 진학을 희망하면 일반고 전학을 권고하고 교육비·장학금을 환수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2학년인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공통으로 적용됐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미리 적용해 올해 의대 진학자들에게 실제로 장학금·교육비를 환수받은 곳도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학교 밖 교육·연구 활동을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장학금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1인당 교육비는 연간 5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영재학교·과학고가 '의대 블랙홀'로 빠지면서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제재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영재학교 졸업생 중 의약학계열에 진학한 졸업생의 비율은 9.1%다. 과학고 졸업생의 경우에도 2.9%의 비율로 의약학계열에 진학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과학기술분야 인재양성이라는 영재학교·과학고 설립 목적 및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졸업생의 의약학계열 진학이 지속되고 있다"며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설립취지에 적합한 학교 운영의 책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 영재학교가 설립 취지에 맞춰 운영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도 2025년부터 운영해 영재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사교육 유발 정도도 매년 점검해 입학전형을 개선하는 데 반영할 방침이다. 과학고는 2025년부터 조기졸업 제도 개선방안이 적용된다. 일각에선 과학고의 조기졸업 제도가 '의대 진학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시도별로 과학고를 자율학교로 지정해 과학고의 특성에 맞는 탄력적인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디지털 사회로의 대전환, 전염병·기후위기 등 범지구적 문제 증가, 경제·기술·안보 분야에서의 국가 간 경쟁 심화, 학령 인구의 급감 등 국가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인재를 양성하는 차원에서 영재교육의 국가·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립했다.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부설로 인공지능(AI)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소프트웨어(SW) 영재학급을 지난해 40개에서 2027년 100개, SW 영재교육원도 2024년 5개에서 2027년 15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재능과 잠재력이 현저히 뛰어난 고도 영재를 발굴하기 위해 국가 수준의 판별 기준을 마련하고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지원 체계도 검토할 계획이다. 영재교육기관의 내실화·특성화 등도 추진한다.

또 영재 교육을 다양화하기 위해 현재 음악, 미술에 쏠린 예술 영재 교육 분야를 미디어, 연극·영화, 만화창작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문·사회 분야 영재를 위한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고 발명·기업가 영재교육을 위해 '차세대 영재 기업인 교육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정시 비율 증가로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뿐 아니라 N수생들의 '의대 지원'도 늘어난 탓도 크기 때문에 정시 비율을 재조정하거나 영재학교·과학고 졸업생들이 N수를 통해 의대로 진학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