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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전쟁 피해 몰려든 러시아인에 골치…연이은 사건사고에 입국금지 목소리도

인니, 전쟁 피해 몰려든 러시아인에 골치…연이은 사건사고에 입국금지 목소리도

기사승인 2023. 03. 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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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게 부당하다고
푸껫에도 러시아 투자가들이 몰려
러시아인_발리추방
지난해 5월 6일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신성한 나무 안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한 혐의로 추방 위기에 몰린 러시아 인플루언서 알리나 파즐리바(가운데)와 남편 안드레이 파즐리브(왼쪽)가 현지 덴파사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
러시아인들이 전쟁을 피해 인도네시아로 몰려들면서 이곳의 최대 관광지인 열대 낙원 발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주 나인 뉴스는 19일(현지시간) 비자 없이 공항에 도착해도 입국을 허용해 주는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비자 제도를 통해 입국한 러시아인들이 현지 치안 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들의 입국 금지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한 해 동안 약 5만8000명이 인도네시아로 입국했고, 특히 올해 들어서는 1월에만 약 2만2500명의 발리를 찾을 정도로 러시아인들의 인도네시아 입국 러시가 이어졌다.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러시아인들은 이곳에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외국인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60일로 제한된 체류 기간을 넘긴 상태에서 미용사, 무허가 여행 가이드, 택시기사로 불법 취업하는 등 여러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으면서 현지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쿠타 마을의 한 현지 경찰관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적발된 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러시아인"이라며 "이들은 발리에서 마치 법 위에 있는 것처럼 무례하게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우크라이나인들도 받고 있다. 약 1만명으로 추산되는 인도네시아 체류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신들이 러시아인과 비슷하게 취급되는 것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전쟁 때문에 남성들의 해외 출국이 금지된 가운데 현재 발리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면서 발리 당국은 이들을 본보기로 삼아 무례한 외국인들에게 경고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 때문에 이곳으로 몰려들었다"며 이들에 대한 도착 비자 정책의 종료를 요구했다.

발리뿐 아니라 태국 남부의 푸켓섬에도 러시아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세계 최고의 해변 여행지로 인기 높은 이곳에 입국한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부유층으로, 이들 대부분이 장기 체류를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켓 구시가지 근처에 아파트를 구입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한 전직 투자 은행가는 "아무도 전쟁의 한가운데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모스크바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더 안전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발리의 비자 정책이 변경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동요하고 있다. 한 우크라이나인은 "우리가 러시아인과 같은 (범주로) 취급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러시아인들인데 엉뚱하게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비자 발급을 제한해 달라는 발리 당국의 요청을 승인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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