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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한·일회담 대국민 보고…“한·일관계, 이제 과거 넘어서야”

윤대통령, 한·일회담 대국민 보고…“한·일관계, 이제 과거 넘어서야”

기사승인 2023. 03. 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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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엄중한 국제정세 뒤로하면 대통령 책무를 저버리는 것"
"일본과 협력하고 선의 경쟁 펴야"
한일관계 정상화 및 근로시간 유연화 언급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관계 정상화,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일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한·일관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이례적으로 생중계로 진행됐다. 지난 16일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자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서두에서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는 영국 수상 윈스터 처칠의 발언을 인용하며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정부 간 대화가 단절됐고, 한·일관계는 파국 일보 직전에서 방치돼 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 자체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관계의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 왔다.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며 "그렇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북한 핵 위협의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라며 "때로는 이견이 생기더라도 한·일 양국은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경제와 안보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서,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증진을 위한 전임 대통령들의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극렬한 반대 여론에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해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한 점, 김대중 전 대통령이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며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계로 뻗어나가 최고의 기술과 경제력을 발산하고, 우리의 디지털 역량과 문화 소프트 파워를 뽐내며, 일본과도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펴야 한다"며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으로 인한 경제 증진 청사진에 대해서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개선은 우선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돼 안정적인 공급망이 구축될 것"이라며 "양국 기업 간 공급망 협력이 가시화되면, 용인에 조성할 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기술력 있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저는 현명하신 우리 국민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들에게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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