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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소통플랫폼을 통해 '더 금리: 美 기준금리 향방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2100명의 58.9%는 베이비스텝을 꼽았다. 댓글을 종합하면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려있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시작된 금융 불안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 잡기 행보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추측이다. 동결 의견도 30.5%를 차지했다.
다음 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예상에 대해선 응답자의 47.6%가 금리 동결을, 32.0%는 미국에 맞춘 0.25%p 인상을 주장했다.
기업인과 국민들은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을 댓글로 쏟아냈다. 한 중소기업인은 "기대감을 갖고 단행했던 설비투자가 고금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자비용도 문제지만 SVB 파산으로 국내 자금줄도 막힐까봐 잠이 안 온다"고 밝혔다. 한 주부는 "물가 오르니 장사는 안 되는데 대출이자는 눈덩이. 신랑은 휴일도 반납했는데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며 한은 금통위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미국 Fed가 베이비스텝을 결정할 시,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 대응을 위해 발을 맞출 필요도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은 오롯이 국민이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측은 "한미 금리차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금리 절대치에 대한 공포감이 더 큰 상황"이라며 "가계, 기업 모두 한계 상황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경기와 부채 부담을 고려한 통화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나도 경제전문가"…기업인도, 국민도 정책에 재미있는 한 수
이번 조사는 '연준의 금리 향방'을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더 글로리'를 패러디했다. 실제 주인공 (박)연진을 연준으로 빗대 글로벌 경제를 살림살이와 연결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어려운 금리 이야기지만, 닷새 만에 2000명이 넘는 기업인과 국민이 응답했다는 후문이다.
소통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황미정 플랫폼운영팀장은 "과거만 해도 어려운 경제, 금융 이야기에 국민들은 반응이 시큰둥했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나도 경제전문가'임을 자처하는 기업인과 국민이 늘고 이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정책을 바꾸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의 소통플랫폼은 경제·사회문제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나누고 의견을 수렴하는 경제계 최초의 개방형 의견수렴 창구로 '더 금리'뿐 아니라 '지하철 무임승차', 'K-칩스법'등 다양한 주제에 의견을 개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