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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대규모 적자에 발전사도 ‘먹구름’…낮은 ‘정산조정계수’ 영향

한전 대규모 적자에 발전사도 ‘먹구름’…낮은 ‘정산조정계수’ 영향

기사승인 2023. 03. 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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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 부담이 발전 자회사에 영향
한수원·중부발전·남부발전, 전년比 적자 전환
전문가 "한전 적자, 발전사에 전가해서는 안돼"
한전 전경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 영향으로 발전 자회사도 덩달아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전이 재무부담을 자회사에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전 산하 발전6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380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한수원·중부발전·남부발전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과 중부발전은 각각 순손실 163억8200만원, 581억7300만원으로, 2021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남부발전은 적자폭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683억원이라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서발전은 2021년 동기 대비 80억원 가량 감소한 28억8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처럼 발전 자회사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이유는 지난해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모회사인 한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일 때 내는 비용인 'SMP(전력도매가격)'가 오르면 발전 자회사는 이익을 내게 된다. SMP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급등했다. 실제로 지난해 LNG 가격은 t(톤)당 156만48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SMP는 ㎾h(킬로와트시)당 196.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6%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전이 재무위기에 놓이자 발전 자회사에 적용하는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하면서 발전 자회사들이 한전의 적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는 32조6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조원가량 확대됐다. 2021년에도 5조84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지만 30조원을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은 사상 처음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수치를 밝히기는 힘들지만 확실히 2021년 대비해서 정산조정계수가 낮게 책정됐다"며 "지난해 한전에 제대로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전의 재무부담을 발전사에 전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전기를 생산해 내는 발전사에까지 적자 부담을 넘긴다면 전력산업 전체가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전은 정산조정계수를 통해 발전 자회사 옥죄기를 할 것이 아니라 올해 ㎾h당 50원 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적자를 해소하고, 발전사는 전기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 교수는 "지금 사실 엄청난 악순환이다. 한전은 발전 공기업에 대해서 정산조정계수를 무리하게 적용해 손실을 가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며 "발전사가 적자를 보게 되면 연료를 살 돈이 모자라게 되고, 자금이 부족해 회사채를 발행하면 중소기업 회사채가 팔리지 않게 된다. 결국 전력 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전력산업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한전은 스스로 적자를 감수하고, 발전사들에게 손해를 입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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