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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발 코코본드 사태, 회사채 시장에 ‘먹구름’

CS발 코코본드 사태, 회사채 시장에 ‘먹구름’

기사승인 2023. 03. 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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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로 불안심리 '쑥'
신용 스프레드 축소 흐름 '주춤'
우량債 위주 양극화 현상 심화
레고랜드사태 때보다 거래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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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위기 우려로 회사채 시장에 불안 심리가 감돌고 있다. 최근 회사채 투자 위험 척도인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AA- 3년물 금리 차)의 축소 흐름이 주춤한데다 우량주 위주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유럽 은행발 부실 사태로 당분간 회사채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전 거래일 대비 2bp 내린 73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소폭 하락했다. 3년 물 회사채(무보증 AA-)와 국고채 금리는 각각 연 4.014%, 3.284%에 장을 마쳤다. 각각 전일 대비 0.2bp, 1bp 하락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3일부터 7거래일 연속 기준금리(연 3.5%)를 밑돌고 있다.

올 1~2월 신용 스프레드는 '연초 효과'로 큰 폭 축소한 뒤 둔화 흐름을 보였다. 1월 2일 145bp에서 3월 2일 67bp까지 떨어졌다. 한 달 새 절반 가량 좁혀졌다.

그러나 3월 중반 이후 불안 심리가 감지되고 있다. 3월 3일부터 5거래일 간 일 평균 68bp를 유지하던 스프레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터진 10일 69bp로 올랐다.

이어 13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후 16일 70bp까지 확대됐고, 17~21일 사흘간 지속 상승해 75bp까지 벌어졌다. 22일 스프레드 축소는 CS와 UBS 합병으로 은행권 위기가 다소 진정되면서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영향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액 역시 줄었다. 이달 21일 기준 회사채 발행액은 7조5958억원으로 전월(13조3366억원) 대비 43% 급감했다. 회사채 시장에선 우량·비우량주 간 자금 조달 양극화도 뚜렷한 모습이다. 올들어(1월2일~3월 16일)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비우량 회사채의 발행 규모는 전체 발행량의 1.13%에 불과했다.

미매각 사례도 발생했다. 이달 현대차증권(AA-)은 회사채 2년물과 3년물 각각 500억원씩을 모집했지만, 3년물에서 250억원이 미달됐다. ABL생명보험도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5년 콜옵션을 기준으로 70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매수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

투자자들의 관망세로 전체 채권 회전율 또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일~20일 기준 전체 채권 회전율은 9.87%를 기록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0월(12.06%)보다 채권 개래가 더 줄어든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스프레드 축소 압력보다 상방 확대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의 추가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금리 불확실성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S발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이 나올 수 있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보장 범위는 낮을 수밖에 없고 투자 심리 회복 역시 훨씬 더딜 수밖에 없다"며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가파른 조달비용 증가에 기업들은 신용 경색을 겪고 최악의 경우 도미노 부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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