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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사업 일단 숨통…“10월 장비반입 유예 풀어낼 외교력 관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사업 일단 숨통…“10월 장비반입 유예 풀어낼 외교력 관건”

기사승인 2023. 03. 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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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21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세부규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의 외교력에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렸다"고 입을 모았다.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을 받아도 우려국가(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내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투입량을 5~10%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지 사업을 이어갈 여지를 둔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 SK하이닉스는 우시·충칭·다롄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플래시 1·2공장의 경우 회사의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의 50%, 다롄 공장에서 낸드의 20~30%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물량은 대부분 중국 내에서 유통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상무부가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장을 판단하는 기준을 웨이퍼 투입량으로 정한 점에 안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웨이퍼 투입량과 관계없이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최악은 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정했던 최악의 상황은 지난 달 발표대로 '우려국가에 10년 간 투자 금지' 조항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도 "투자를 금지했던 기존과 비교하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점에서 숨통을 트여줬다고 본다"며 "지난해 10월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을 1년 간 유예받은 상태인데, 이 유예가 더 연장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D램 18나노미터(㎚, 10억분의 1m 선폭) 이상, 낸드플래시 128단 이상, 로직 반도체 14나노 이상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 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올해는 일본, 네덜란드, 독일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생산국가와 협력해 수출을 제한하는 장비의 수를 30여 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장비의 경우 단 한 대도 중국 땅을 밟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조치에서 1년간 적용을 유예받은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은 불가능하고 한국 기업들만 장비를 들여올 수 있다"며 "올해 10월이 오기 전에 유예를 연장해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귀띔했다.

이번에 발표된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세부규정의 빈틈을 우리 협상단이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정책 전문가인 주대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은 "상무부 세부안 원문을 살펴보면,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현지법인의 중국 투자가 제한되는 것인지 현지법인의 본사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본사의 투자까지 제한한다는 것인지 나와있지 않다"며 "이 부분은 우리 협상단이 미국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세부안 발표 후 60일 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 연구위원은 또 "반도체지원법과 관련된 여러 규제 사항들은 대만 TSMC를 겨냥해 만든 것이 많다"며 "외교적으로 우리 메모리 기업들에 피해가 없도록 협상에서 잘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메모리반도체만 생산하지만, TSMC는 난징 등에서 28나노와 22나노급 파운드리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난징 공장의 경우 14나노까지 공정 고도화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 기업은 장비 반입 수출제한 조치를 유예해줬지만, TSMC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우려처럼 중국이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들은 TSMC의 난징 공장과 중국 제 1의 파운드리인 SMIC에서 생산되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련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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