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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돌 삼성그룹, 연매출 400조 넘었다…과제는 ‘반도체 주도’ ‘신사업 확장’

85돌 삼성그룹, 연매출 400조 넘었다…과제는 ‘반도체 주도’ ‘신사업 확장’

기사승인 2023. 03. 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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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창립기념일… 산적한 미래과제 푸는 데 여념 없어
매출 500조원 넘어서려면 천문학적 반도체 투자 성공해야
이재용, 로봇 등 공격적 신사업 확장 전략 가속화
(23-0217)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방문 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 세번째)이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창립 85주년을 맞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1등 대기업집단 '삼성'의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는 별도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외형이 각각 200조, 300조원대에 첫 진입했다. 500조원 돌파를 위한 과제는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반도체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공격적 신사업 확장이 거론된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룹은 이날 창립 85주년을 맞아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한 기념일을 보냈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맞는 첫 기념일이지만 산적한 현안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1938년 3월 이병철 창업회장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3(크고 많고 강한 것을 의미)'에 밝고 높고 영원한 것의 상징인 '별'을 담은 이름의 회사를 하나 차린다. 효성의 창업주가 되는 조홍제, GS그룹의 효시인 허정구와 의기 투합해 대구 서문시장에 밑천 3만원(지금의 약 2억원)을 들여 차린 삼성(三星) 상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압도적 1등 기업이자, 불모지였던 한국을 세계 최대 첨단산업의 나라로 각인시킨 삼성그룹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삼성의 현주소는 연매출 400조원을 넘어서는 초일류기업이다. 이날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삼성 계열사 20곳의 지난해 연 매출 규모는 402조원 수준으로 400조원 벽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40개 계열사까지 합치면 415조 ~420원대 매출을 보일 것으로 연구소 측은 예상했다.

삼성 그룹이 매출 300조원대에서 400조 원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그룹의 지난 1999년 당시 전체 매출 규모는 108조원 수준이었는데, 이후 2000년에는 130조원으로 높아졌다. 이후 그룹 매출이 200조원대로 점프한 것은 지난 2009년에 와서야 가능했다. 2009년 당시 매출은 220조원을 기록했다.

핵심기업인 삼성전자는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211조8674억원으로 전년대비 6.1% 늘면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으로도 279조6047억원에서 302조2313억원으로 8.1% 높아지며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 문턱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그룹 내 지난해 기준 매출 10조 클럽에는 7곳이 이름을 올렸다. 2021년 6곳 보다 1곳 늘어난 숫자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물산·삼성SDI·삼성증권·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 등이다.

1등기업으로 성장한 삼성도 앞길이 녹록치만은 않다. 팬데믹이 불러 온 공급·수요 불균형에 그룹의 효자 메모리반도체 단가는 바닥을 쳤고 삼성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97% 수직낙하한 2700억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최고 효자인 메모리부문은 대규모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반도체부문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새롭게 진출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파운드리 최강자 TSMC를 상대로 고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33.8%포인트 격차를 보였던 삼성과 TSMC간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2.7%포인트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투자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다. 전략자원이 된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려는 미국과 중국간 경쟁 속 세계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중이라서다. 이 회장은 용인시에만 300조원 투자를 예고 했고 미국 텍사스주에도 170억달러(약 22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에 따른 미국 투자를 저울질하면서 글로벌 정세를 살피기 위한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계속되는 이유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반도체 수출규제 해소는 물론 공급망 문제를 함께 풀기로 하면서 또 새로운 파트너십 체결의 기회도 열렸다.

이 회장이 주목하는 포스트 반도체는 뭘까. 삼성은 2016년 약 10조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한 '메가 딜' 이후 이렇다 할 추가 인수합병이 없는 상태다. 그랬던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로봇사업에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연내 시니어 케어 로봇 'EX1'을 출시할 계획이고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로봇 플랫폼까지 개발 중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금과 같은 사업 구조에서는 삼성 그룹이 향후 500조원대 매출을 올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매출 500조원 시대를 앞당기려면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한 신사업을 선도적으로 주도해나가는 경영 확장 전략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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