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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中 인구감소 현실화, 세계의 공장 위상 반납 위기

[칼럼] 中 인구감소 현실화, 세계의 공장 위상 반납 위기

기사승인 2023. 03.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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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지난해 인구 19년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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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가 감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만평. 인구 감소로 인해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도 반납할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제공=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
인구는 국력의 바로미터라고 단언해도 좋다. 인구가 1억명이면 내수로만 나라 경제가 그럭저럭 돌아가게 되는 만큼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점에서는 엄청난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나 인도는 하늘의 축복을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 인구 덕분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에 혹해 지난 30여년 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경쟁적으로 중국 전역에 진출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도 중국이 이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출생률 감소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인구가 줄면 노령화가 진행된다. 노동에 종사할 생산 인력이 늘어날 까닭이 없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구인난에 시달릴 수 있게 된다. 그러다 정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차이나 엑소더스'의 유혹에도 빠지게 된다.

더구나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은 수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평균 임금이 베트남의 최대 3배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으로는 이 격차가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 죽이기에 나선 미국의 등쌀에 최후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차이나 엑소더스'에 나설 기업들을 붙잡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진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최근 확인됐다. 2200만명 가까운 시민을 보유한 수도 베이징이 인구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주인공이다. 최근 중국 인구 당국의 발표에 다르면 지난해 베이징의 1000명 당 사망자(조사망률)는 5.72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인구 1000명 당 출생아(조출생률)'는 5.67명에 지나지 않았다. 인구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2003년 이후 19년만의 횡액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들이라고 베이징과 크게 다를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체 인구가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전해 대비 85만명 감소한 사실을 상기할 경우 그렇지 않다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생활비가 많이 들거나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상하이(上海)시 같은 대도시들은 베이징의 상황이 강 건너 불이 절대 아니라고 해야 한다.

유엔은 이미 몇년 전부터 중국 인구가 2031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전망은 예상보다 무려 10여년 앞서 현실이 됐다. 앞으로는 인구감소 현상이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해야 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지정학적 분석가인 피터 자이한이 최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2030년 이전에 인구 문제로 경제적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자 중국 당국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출생률 제고를 위한 산아제한 해제, 내수 부양을 위한 재정의 대거 투입 계획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세계의 공장 위치를 상실할 경우에 대비한 내수 부양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동안의 경제 동력이었던 외자 유치를 앞으로는 내수 부양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고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내수를 대거 촉발시키기에는 중국인들의 부가 평균적으로 아직은 미미하다는 사실이 이유로 꼽힌다. 중국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렸다"는 말이 외신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전국의 각급 지방정부들이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면서 그나마 있던 재정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상당 부분 탕진한 사실도 거론해야 한다. 내수를 부양할 여력이 거의 없는 것이다. 자이한의 말대로 중국이 인구감소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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