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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 금리차’ 22년만에 최대… 한은도 내달 인상하나

‘한 미 금리차’ 22년만에 최대… 한은도 내달 인상하나

기사승인 2023. 03.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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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1.5%p… 2000년 이후 최대치
한은, 4월11일 금통위서 금리 인상 가능성
美 연준 비둘기파 해석에 환율 29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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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22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당장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자본 유출 우려 등을 감안해 한차례 정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21~22일(현지시간) 열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4.5~4.75%에서 4.75~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 결과 한미 금리 격차는 최대 1.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0년 5~10월(1.50%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의 최대 역전폭이다.

당초 미 연준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이달 중순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보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FOMC 결과가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로 해석되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9.4원 급락한 1278.3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경제가 향후엔 소비 부문을 중심으로 2~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행도 국내 소비·투자 부진,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한다면 오는 4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 자체가 끝난 게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올해 금리 전망치가 5.00~5.25%(중간값 5.1%) 수준인 만큼 연내 한 차례 정도 베이비스텝이 점쳐진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추가로 결정되면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준이 SVB 파산 사태 후 '예금자보호' 의지를 나타내며 금융 시장 불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목표치인 2%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앞으로도 '물가 안정'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수출·소비 위축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동결을 원하겠지만,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내달 기준금리 동결, 베이비스텝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연 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금융불안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연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부총재는 "SVB, CS(크레디트스위스) 사태 이후 금융 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금융안정 상황 전개와 그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 관련 기대변화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대외 여건 변화와 국내 가격변수, 자본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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