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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사법 무력화’에 반기 든 장관 해임…이스라엘 시위 격화 조짐

네타냐후 ‘사법 무력화’에 반기 든 장관 해임…이스라엘 시위 격화 조짐

기사승인 2023. 03. 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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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고속도로 막고 불 피워…경찰 물대포 동원
연정 입법 강행 의지 확고, 반대시 추가낙마 예고
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시위 중 솟아오르는 불길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시도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장관이 해임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26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전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사회의 분열이 군 내부까지 퍼졌다"며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이른바 사법 정비 입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가 훈련과 복무를 거부하는 예비군들에 강경대응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예비역 군인들은 훈련 불참과 복무 거부 선언으로 12주째 이어지고 있는 사법 입법 반대 시위에 동조하고 있다.

네타냐후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정은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은 이스라엘의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막지 못하도록 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선정위원회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갈란트 장관이 해임되자 입법 반대 시위는 더욱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위 지도부는 이날 예루살렘과 하이파, 베르셰바 등지에서 기습시위에 나섰다. 거리로 쏟아져나온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아얄론 고속도로를 가로막고 도로 한가운데에 불을 피우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시위대 일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관저 앞으로 몰려들어 바리케이트 돌파를 시도했고, 경찰은 물대포로 대응하며 충돌했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네타냐후는 갈란트를 해임할 수 있지만, 현실을 부정하고 연정의 광기에 저항하는 국민까지 해고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공직사회에서 네타냐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어 사법부 무력화 추진 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뉴욕 총영사인 아사프 자미르는 이날 입법안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측의 입법 추진 의지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정의 대표적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군내 개혁 반대론자들에게 굴복하는 사람은 한시라도 자리를 지킬 자격이 없다"며 갈란트 해임을 환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복무거부 예비군에 대한 온건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경우 헤르츨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해임할 심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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