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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에 핵전력 정보제공 않는다…뉴스타트 ‘유명무실’

미국, 러시아에 핵전력 정보제공 않는다…뉴스타트 ‘유명무실’

기사승인 2023. 03. 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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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등 핵전력 정보 공유 중단…"뉴스타트 위반 맞불"
바이든,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에 "위험한 발언"
United States Russia <YONHAP NO-1596> (AP)
지난 2020년 12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이뤄지고 있다./사진=AP 연합
미국이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 러시아에 핵탄두 숫자 등 자국의 핵전력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가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핵 억제 장치가 유명무실화되며 안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뉴스타트 참여 중단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미국은 러시아의 위반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반년마다 실시하는 정보 업데이트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국제법상 미국은 러시아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러시아의 뉴스타트 위반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상호 정보 교환 외의 뉴스타트 조약은 계속 이행할 방침이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반년마다 (업데이트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뉴스타트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도 마찬가지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길 선호하지만 그러려면 러시아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에 발효돼 2026년 만료 예정인 뉴스타트는 회원국들이 배치할 수 있는 핵무기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협정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 핵탄두를 1550개 이상 보유할 수 없으며, 핵탄두 운반을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도 700기 이상 배치할 수 없다.

또 양국은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국 핵시설을 사찰하고 1년에 두 번 각자 배치한 핵탄두와 지상, 공중, 해상의 운반체 숫자 등을 공유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기지에 배치된 핵탄두 수와 전략물자 운반체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 잠정적으로 중단된 사찰을 재개하자는 미국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21일에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전세계 핵탄두의 90%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력 정보 공유망이 끊어지면서, 군비 확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양국이 2026년 이후에도 뉴스타트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틀이 소멸되게 된다.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지구를 여러 번 파괴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핵무기를 둘러싼 서방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 계획에 대해 "위험한 발언이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러시아가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옮기고 있는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커비 조정관도 "러시아가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거나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려고 준비한다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으나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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