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단독]정의선 “전자회사보다 더 꼼꼼해져야”…현대차·기아, 반도체 직접 구매 나섰다

[단독]정의선 “전자회사보다 더 꼼꼼해져야”…현대차·기아, 반도체 직접 구매 나섰다

기사승인 2023. 04. 03. 16:2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20103_2023년현대차그룹신년회2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구매 전담팀을 신설해 부품 조달 역량 강화에 나섰다.

원활한 부품 조달로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톱3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수급 경쟁력을 강화해 탑티어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 반도체 구매 전담팀을 신설해 반도체 업체 직접 선정에 나섰다. 지난해 표준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업체를 직접 선정하기 시작한 양사는 올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유무선통신제어기(GATEWAY), 전용 소자 등의 반도체 기업 선정에도 직접 나서며 관리 영역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업체를 직접 선정하겠다고 나선 것은 구매 협상력과 조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협력사들이 자사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조달하고 이를 가공한 부품을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는 형태였지만, 그룹이 주요 반도체 선정 과정에 직접 관여해 가격·수급 등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전 세계 판매 3위 완성차그룹에 오른 것은 경쟁사들보다 발 빠르게 반도체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토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미쓰비시 그룹,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상위 5개 그룹은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모두 판매량 감소를 겪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 2.7%를 기록해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말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인 '글로벌전략오피스(GSO)를 신설했다. GSO는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 전략과 함께 그룹 전체의 반도체 전략을 담당한다. 작년 6월에는 그룹의 반도체사업 전략 조율을 전담하는 반도체전략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basic_2022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에는 반도체가 10배 가까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구매 역량 강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신년회에서 "지금 차 한 대에 200~300개 들어가는 반도체가 자율주행차 시대엔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669억 달러(약 88조원)규모에서 오는 2028년 1298억 달러(약 171조원)로 두배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으로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방침으로 정하고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투자했다. 현대모비스도 전문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등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중장기 물량 계약을 활성화하고, 개발 중인 신차에 대해서도 양산 전 대체소자 개발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재고 확보와 대체소자 개발 등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구매 전담팀 신설과 관련해 "조직 개편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