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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방패가 된 한국 방산

[이효성 칼럼]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방패가 된 한국 방산

기사승인 2023. 05.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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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1991년 소련의 붕괴되자 세계는 탈냉전의 평화 무드 속에서 각국은 군비를 축소하고 무기, 특히 재래식 무기의 개발과 개량을 소홀히 했다. 이점에서는 서방 세계나 러시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여 전쟁이 발발하자 30여년 만에 서방 세계를 비롯한 전 세계는 잊고 지내던 대규모 전쟁의 위험과 그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에 대해 비로소 새로운 인식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와 함께 그 동안 자신들이 평화 무드에 빠져 지나치게 안일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을 위시하여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해, 그리고 러시아는 전쟁의 수행을 위해, 많은 무기를 충당해야 했다. 특히, 전쟁이 길어지면서 양 진영은 모두 많은 무기를 소모하게 되었고 점점 더 무기의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다. 급기야 자체 무기가 고갈된 양 진영은 모두 외부에서 무기를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서방 세계는 한국의 무기에 그리고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에 주목하게 되었다. 한국 전쟁이 종전이 아니라 휴전으로 끝나면서 남북한은 계속적으로 무기를 개량하고 생산하여 다량으로 비축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특히 발전된 제조업을 바탕으로 재래식 무기의 전자화, 자동화 등 그 성능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동안 동남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들에 소규모로나마 무기 수출을 해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의 무기 성능과 그 제조 능력을 잘 알고 있는 미국과 EU는 한국에게 우크라이나에의 적극적인 무기 지원을 압박했다. 그러나 한반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군사 강대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무기 지원은 삼가고 대신 무기 이외의 군수품이나 경제적 지원에 국한해오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에서 보듯, 자신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여 자체 방어를 위한 무기에 공백이 생겼거나 생길 나토 회원국들 또는 서방 진영의 국가들에게 한국은 기꺼이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나토 회원국은 우크라이나를 돕고 자신들은 최신의 한국산 무기로 더 강력한 무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한국은 러시아와의 불필요한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 무기는 성능은 우수하나 가격이 매우 싼 데다 주문하면 배달도 지극히 빨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 주변국들은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위력을 갖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아시아 국제 관계 영자지 《더 디플로맷》(2023년 4월 26일자)은 '나토를 무장시키는 한국 산업은 러시아에겐 두려운 전망'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라는 서방의 압력을 견뎌왔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무장에 주요 공급자가 됨으로써 한국은 러시아와 나토의 더 넓은 갈등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나토는 한국 산업에 의존할 수 있으나 러시아는 한국과 유사한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무기 수출을 꺼리고, 북한은 유엔 제재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한국 무기의 수출이 러시아 주변국과 러시아의 역학 관계에 미치는 효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주변국들과 중국과의 역학 관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는 일찍부터 한국 자주포를 도입하여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고, 남지나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 인니,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 국가들도 한국의 경공격기, 군함, 잠수함 등의 도입으로 중국과의 분쟁에 점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의 가성비 좋고 우수한 각종 무기들이 러시아와 중국의 주변국들에 대한 침략이나 위협을 저지하거나 대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방위 산업은 중러의 위협에 대한 방패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서방을 크게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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