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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많은 의원들이 동의하고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최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코인) 보유 논란을 비판한 청년 정치인들에게 강성 지지자들이 욕설과 비난을 퍼부은데 대해 "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자"는 결의안 채택 제안이 나왔다. 이 결의안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이 제안했고, 자유 발언에 나선 11명 의원 상당수가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결의안 채택 대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내부 사정을 알리기로 했다.
'개딸 논란'이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은 "지난달에 우리 당 4선인 김상희·안규백·우원식·정성호 의원이 행사를 열고 소위 개딸이라는 지지자 분들을 만나지 않았냐? 그날 나온 발언들을 보고 놀란 분들이 적지 않다"며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1명만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당 내에 여러 생각이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데 조금만 다른 발언을 해도 문자로 욕설이 날아오고 페이스북과 기사 댓글에 비난이 쏟아진다"며 "수개월째 비난에 시달린 수많은 의원들이 이제는 참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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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을 공격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이재명 대표님,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남겼다. 하지만 당 조사 결과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로 중계된 '당원과 대화'에서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중진, 초선 비례대표, 원외 인사들도 이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직접 발탁한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누가 문자를 보냈는지 알 수 없는데, 이런 문자로 갈등을 키우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개딸들을 악마화하는 건 일종의 이적행위"라며 "개딸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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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은 개딸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부르는 '수박'(겉은 푸른 민주당 소속이지만 속은 붉은 국민의힘 의원 같다고 조롱하는 멸칭)을 보면 움찔 한다는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조 의원은 "요즘 어디 식당에 가면 수박이 후식으로 나오는데 잡으려다가 움찔한다. 동족상잔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같은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개딸은 기존 정치인 팬덤과 다르다는 분석도 내놨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팬덤이었던 '노사모'의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개딸은 다른 의견을 공격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혁신기구 설치 등도 논의해 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혁신기구에 대해) 청사진이 빨리 제시됐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토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