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개딸 손 못 놓는 이재명…비명 VS 친명 깊어지는 갈등의 골

개딸 손 못 놓는 이재명…비명 VS 친명 깊어지는 갈등의 골

기사승인 2023. 05. 25. 18: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서 '과격한 비난' 자제 의견 모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더불어민주당이 둘로 쪼개졌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 '개딸'(개혁의 딸)의 비명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과격한 공격이 이어진 탓이다. 비명계는 "개딸과 결별이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친명계는 "개딸 공격은 민주당을 가두는 프레임"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많은 의원들이 동의하고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최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코인) 보유 논란을 비판한 청년 정치인들에게 강성 지지자들이 욕설과 비난을 퍼부은데 대해 "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자"는 결의안 채택 제안이 나왔다. 이 결의안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이 제안했고, 자유 발언에 나선 11명 의원 상당수가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결의안 채택 대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내부 사정을 알리기로 했다.

'개딸 논란'이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은 "지난달에 우리 당 4선인 김상희·안규백·우원식·정성호 의원이 행사를 열고 소위 개딸이라는 지지자 분들을 만나지 않았냐? 그날 나온 발언들을 보고 놀란 분들이 적지 않다"며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1명만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당 내에 여러 생각이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데 조금만 다른 발언을 해도 문자로 욕설이 날아오고 페이스북과 기사 댓글에 비난이 쏟아진다"며 "수개월째 비난에 시달린 수많은 의원들이 이제는 참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46359187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원욱 의원이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문자테러'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점에 대해서도 비명계와 친명계가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을 공격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이재명 대표님,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남겼다. 하지만 당 조사 결과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로 중계된 '당원과 대화'에서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중진, 초선 비례대표, 원외 인사들도 이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직접 발탁한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누가 문자를 보냈는지 알 수 없는데, 이런 문자로 갈등을 키우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개딸들을 악마화하는 건 일종의 이적행위"라며 "개딸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140055647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나 친명계의 반응이 '적반하장'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조금 적반하장 아니냐"며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불감증, 당내 민주주의가 악화되는 것, 말 못 하게 하는 것, 자꾸 억누르는 것 이걸 어떻게 불식시킬 거냐는 거다. 그 특정인이 200만명의 당원 중 한명이냐 아니냐로 '이간계에 속았다'고 하는게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개딸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부르는 '수박'(겉은 푸른 민주당 소속이지만 속은 붉은 국민의힘 의원 같다고 조롱하는 멸칭)을 보면 움찔 한다는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조 의원은 "요즘 어디 식당에 가면 수박이 후식으로 나오는데 잡으려다가 움찔한다. 동족상잔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같은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개딸은 기존 정치인 팬덤과 다르다는 분석도 내놨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팬덤이었던 '노사모'의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개딸은 다른 의견을 공격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혁신기구 설치 등도 논의해 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혁신기구에 대해) 청사진이 빨리 제시됐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토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