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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첨단 반도체 시대, 장기적 경쟁력 위해선 기초과학부터 튼튼해야

[기고] 첨단 반도체 시대, 장기적 경쟁력 위해선 기초과학부터 튼튼해야

기사승인 2023. 05.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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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식 교수
임현식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부 교수
산업혁명 이후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방, 의료,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세기 들어와서 점차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산업에서 반도체 기술은 항상 중심에 있는 핵심 기술임은 분명하다.

최근 미·중 간 '반도체 신(新)냉전 시대'의 시작으로 소리 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한국은 두 고래의 싸움에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에서는 '반도체 자립'이 부각되고 있고, 반도체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어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기술 분야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얻은 고부가가치 기술과 일자리 창출 효과는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첨단 기술은 늘 기초과학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재 4~50대의 우수한 기초과학 인재라는 원동력이 있었다.

첨단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물리, 화학, 수학 등 순수기초과학의 육성 정책도 발맞춰 갈 필요가 있다. 높은 건물이 긴 세월 동안 안전하게 유지되기 위해선 튼튼한 기초공사가 중요하듯, 내실 있는 기초과학은 기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기초과학의 뒷받침 없이는 기술 육성을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이룩할 수 없다. 특히 국가의 미래가 걸린 첨단 분야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역사적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어떻게 탄생했고 산업화됐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준 첨단 기술·소재 산업의 발전은 상당 부분 물리·화학·수학 등의 기초과학에서 비롯됐다. 꿈의 기술로 대표되는 양자컴퓨터 및 양자암호통신 역시 물리와 수학의 개념이 도입돼 점차 하드웨어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단기간의 관점에서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기술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 및 소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기초과학에 기반한 새로운 개념의 기술 혁신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반도체 강국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선 단기간의 성과라는 나무를 볼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술 발전이라는 숲을 볼 필요가 있다. 즉,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선 기초과학 육성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지닌 기초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검토와 지원이 시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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