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호주 기준금리 인상이 남긴 것들…대출이자·집값 상승에 실업률까지 올라

호주 기준금리 인상이 남긴 것들…대출이자·집값 상승에 실업률까지 올라

기사승인 2023. 06. 08. 14: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임금 올라도 생산성 떨어지는 악순환 우려
금리인상 영향이 매우 불평등하다는 비판도
웹 캡처_8-6-2023 getty
호주의 불행지수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거의 비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호주 중앙은행이 최근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역대 최고로 올리면서 호주 사회 여러 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호주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나인 뉴스는 7일(현지시간) 12회 연속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일반인 대부분이 극심한 어려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피해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들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대출금리 인상을 주저했던 대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발표 당일에 바로 금리를 따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들의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예상과 달리 부동산 가격이 역대 최고로 오르면서 월세 역시 치솟았다. 대형 건설사들의 파산으로 주택 공급이 줄어들었지만, 이민자 유입으로 대도시에서 주택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대출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노년층들은 부동산 가격 인상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위기가 빈부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경고했다.

금리인상을 주저하지 않는 호주 중앙은행에 대한 비판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소매판매는 둔화하고 실업률은 상승하는 가운데, 식품, 에너지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분기 국내 총생산도 0.2% 인상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이라는 쌍둥이 역풍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인건비는 상승하는 반면 생산성은 떨어지는 호주의 암울한 그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인상의 부작용이 현실화하면서 호주 경제 위기설이 커지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계속 보일 것으로 보인다. 로위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 임금,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해외 인플레이션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생산성 상승 없이 인플레이션에 따라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다시 더 높은 이자율, 더 높은 실업률, 그리고 잠재적으로 경기 침체로 미끄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의 영향이 매우 불평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이애나 무시나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는 "높은 이자율로 인한 모든 부담은 빚을 지고 있는 호주 가정에 가해지고 있다"며 "이는 3가구 중 1가구 정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의 '불행지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거의 비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