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128명·자원봉사자 70명 등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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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마포구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7회 서울시 발달장애인 수영대회에 발달장애인 아이를 출전시키는 부모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대회 출전을 위해 대회장으로 들어서는 발달장애인 아이들을 바라보며 "괜찮아"라고 외쳤지만 불안함은 감출 수 없었다.
경기장 밖에서 불안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이내 대견함으로 바뀌었다. 스포츠센터 선생님들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부모들의 얼굴엔 미소가 퍼졌고, 힘차게 물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출발을 알리는 호각 신호와 함께 과감하게 물에 뛰어드는 아이, 밖에서 바라보는 관중들 때문에 수줍어하다 호각 신호를 놓친 아이, 도우미 선생님들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물에 들어가는 아이 등 자신만의 신호로 수영대회에 임하는 발달장애인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들은 수영장 안까지 목소리가 전해지도록 큰 소리로 "잘했어, 잘했어"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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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순수 아마추어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2014년부터 개최됐다. 2019년 6회 대회 후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4년 만에 대회를 재개했다. 특히 이 대회는 선수로 참가하는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가족들과 자원봉사단체,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축제로 발전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대회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영상으로 축전을 보냈고 선상신 아시아투데이 총괄사장,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 시장은 축전에서 "이번 대회가 결과를 떠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화합을 다지는 축제가 되고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서울시는 오늘 수영대회와 같은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 전문체육인을 육성하고, 국내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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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발달장애인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총 128명의 아마추어 발달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했다. 여기에 선수들을 돕기 위해 센터 회원들이 봉사를 자원했고 복지기관과 개인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해 약 70명이 대회진행을 도왔다. 대회는 발달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기관·단체, 학부모들, 지역주민까지 약 4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발달장애인,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어울리는 행사가 됐다.
자원봉사자 대표 김종숙씨는 "아이들이 장애를 가져도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신체에 대한 불편함이 잊혀지고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저도 퇴직하고 이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나이를 잊게 만든다. 여러 가지 도와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불편함이 해소가 되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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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대표로 선수선서에 나섰던 김강민군은 "자유형에서 2등 했어요. 배운 만큼 했어요. 너무 좋아요"라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김강민군의 어머니 심언혜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처음으로 수영을 시작해, 6학년 때 푸르메센터에서 제대로 수영을 배우게 됐다"며 "대회에 나선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아이가 '제대로 잘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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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수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관장은 "우리 센터는 장애인 체육시설 사회 통합을 목적으로 한다"며 "내년에는 지역축제를 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면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체육 문화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