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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경쟁 피해…해외 의대 출신 국내 의사시험 응시자 는다

입시경쟁 피해…해외 의대 출신 국내 의사시험 응시자 는다

기사승인 2023. 07. 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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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응시·합격자 지속 증가
헝가리 의대 추신 합격률 85%
해외 38개국 159개 大 명단 공개
일반인은 진학 정보 얻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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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 가능한 해외 38개국의 의과대학 159곳 명단이 공개됐다. 최근 5년 동안 외국 의대 출신 국내 의사 시험 응시자와 합격자는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의대 입학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어려워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의료계 일각은 유학을 통해 쉽게 의사 고시 응시 자격을 얻으려는 행태라며 비판하고 있다.

부실한 의료 교육이 부실 의료 서비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일부에선 이를 묻지마식 의사 선호도가 낳은 부작용이 낳은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정춘숙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대 현황 자료' 및 '보건복지부 인정 외국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현황(2019~2023년)'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부터 받아 10일 공개했다.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의대가 가장 많은 나라는 26개 대학이 소재한 미국이다. 필리핀(18개)·독일·일본(이상 15개)·영국(14개)·러시아(11개)가 뒤를 이었고, 호주(6개)·아르헨티나·우즈베키스탄·헝가리(이상 4개)·남아프리카공화국·폴란드·프랑스(이상 3개) 등이 국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 가능한 의대가 3개 이상 있는 나라로 드러났다.

외국 의대 출신 국내 의사 시험 응시자 수와 합격자 수는 최근 5년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응시자 수 대비 합격자 수는 각각 2019년 26명 중 19명, 2020년 29명 중 23명, 2021년 33명 중 33명 전원, 2022년 42명 중 35명, 2023년 40명 중 32명이었다.

이 중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인 경우는 헝가리 의대였다. 5년간 총 86명이 응시하고 73명이 합격해 합격률은 약 8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같은 상임위원회의 신현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부터 지난달 받은 '2001~2023년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 국내 의사 국가고시 응시 및 합격 현황 자료'에서도 외국 의대 출신 의사 국가고시 합격자 247명 중 헝가리 의대 출신이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의대 졸업자가 국내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먼저 해당 국가의 의사 면허가 필요하다. 이후 국가고시를 보기 전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국내 의대생들과 함께 본고사에 응시하게 된다.

그런데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 응시가 가능한 해외 대학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만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반인은 정확한 진학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 일부만이 제도를 유리하게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이유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처럼 외국 의대 출신 의사 시험 응시자 및 합격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 같은 유학 열기는 까다로운 국내 의대 입학을 우회하면서도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진 전 대한의사협회 기획부회장은 "외국 의대 인정 제도는 국가의 관리감독하에서 해외대학 졸업생의 의사 시험 응시 현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며 "향후 수련제도를 어떻게 정할지 논의 자료로도 활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국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대신 외국 의대라는 우회로를 제시한 것 아니냐"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정춘숙 의원실이 이날 공개한 복지부 장관 인정 외국 의대는 헝가리 소재 데브레첸 대학(University of Debrecen)·페치 국립대학(University of Pecs)·제멜바이스 대학(Semmelweis University)·세게드 대학(Szeged University),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국립의대(Samarkand state medical institute)·타슈켄트 국립 의과대학(Tashkent Medical Academy), 영국 브라이튼 서식스 의과대학(Brighton and Sussex medical school)·버밍엄 대학(University of Birmingham), 독일 루트히비-막시밀리안 뮌헨 대학(Ludwig-Maximilians-Universitat Munchen), 호주 멜버른 대학(University of Melbourne) 등을 포함해 총 159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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