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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생태계 복원, 유망 중소기업 살렸다

원전 생태계 복원, 유망 중소기업 살렸다

기사승인 2023. 07. 2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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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생태계 복원③-1] 탈원전 정책 당시 경영 불안정, 최근 원전 활성화로 정상화
부침 속에서도 국산기술 개발···원전 국산화 기여
“원전 복원에 희망···정부, 자국 기술 보호 필요”
새울원전 1234호기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원자력발전소 1~4호기. 건설 중인 왼쪽 3·4호기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탈원전 정책 당시 경영이 어려워졌던 원전 기자재 제공 업체들이 원전 산업 활성화로 정상화되고 있다. 협력 강소기업들은 국산 기술을 앞세워 원전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25일 인터뷰한 우진, 성일에스아이엠, 두온시스템, 나다 등 강소기업은 원전 산업 부침 속에서도 국내 기술을 발전시킨 원전 핵심 협력사들이다. 준공을 앞 둔 새울원전 3·4호기 건설도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가 강조하는 원전 기자재와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에서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APR1400(한국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계측제어설비와 같은 주요 기자재 핵심 기술을 완전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라며 원전 기술 국산화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우진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노내핵계측기 등 주기기 원자로 내 핵심 4대 계측기 모두 1990년대부터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원전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새울원전 3·4호기에는 원자로 내부 중성자속 및 원자로 출구온도를 측정하는 노내핵계측기(ICI), 원자로 내 제어봉 위치를 검출하는 제어봉위치전송기(RSPT), 원자력증기공급계통(NSSS) 내 냉각재 온도를 신속 정확하게 측정하는 공정계측 저항온도계(PI RTD) 패키지 등 핵심계측기를 공급했다.

침체됐던 원전 산업으로 어려움을 겪은 우진은 최근 원전 활성화에 힘입어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 우진 관계자는 "새울원전 3·4호기가 공론화 기간을 거치면서 건설이 중단됐을 때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납품이 지연돼 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며 "이후 새울 원전 건설이 재개되고 우진이 제작한 제품들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혈관 역할인 원전 내 배관을 공급하는 성일에스아이엠도 원전 산업 부침에 따른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배관은 원전 가동 시 발생하는 가스와 열을 식히기 위한 해수 등을 나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특히 성일에스아이엠은 유도가열 벤딩 장비를 최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 원전 발전에 기여했다. 배관을 원하는 각도로 구부려 용접개소를 줄이면서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고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줬다. 새울원전 3·4호기에 공급한 배관에도 벤딩 기술을 적용해 1만 여개 용접 개소를 줄였다.

성일에스아이엠 관계자는 "새울 3·4호기 수주 후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원자재 구매를 사전 진행했지만 공론화로 중단돼 자금문제 어려움과 원전 산업 불안감이 컸다"며 "신한울 3·4호기 재개 등 다시 원전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온시스템도 국산 기술로 원전 전기 생산 효율 관련 압력을 측정하는 전송기와 사용후핵연료저장수조 안전등급 접촉식 레이다 수위 전송기 등 계측기를 제조해 원전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압력 측정 전송기는 2004년, 사용후핵연료저장수조 안전등급 수위 전송기는 2022년 개발에 성공해 국산화를 이뤘다.

두온시스템 관계자는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인력 이탈, 인증과 보유 자재 유지 비용 등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증 갱신, 품질 향상과 같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원전 터빈과 보조기기 등 회전 기계 진동감시시스템(VMS)을 2011년 국산화해 공급하는 주식회사 나다는 해당 제품이 국내와 해외 원전에서 더 많이 쓰이길 기대했다. 진동감시시스템은 회전하는 기계의 진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처리하는 방식으로 기계 상태를 분석해 치명적 고장을 사전에 막는 장치다. 나다는 새울원전 3·4호기에도 해당 시스템을 공급했다.

나다 관계자는 "진동감시시스템은 국내 원전 시장뿐 아니라 해외원전, 발전플랜트에서 여러 수주를 따내며 기술력과 안정성·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국산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다"며 "자국 기술 보호와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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